사교육 빅3, 영리업체 강좌 독식… 비리 온상 우려 서울지역 각 학교에서 운용 중인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의 국영수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정이 국영수 중심으로 개편되면서 다양한 특기와 재능을 키우려는 취지가 퇴색되고 있는 것이다. 또 사교육 업체의 도움을 받아 운영하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의 절반이 ‘빅3’ 업체에 편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영수 보충 수업 급증, 예체능은 줄어
22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안민석 의원(민주당)이 교육과학기술부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09 교육과정 개편으로 국영수 수업시간이 느는 가운데 방과후학교 수업의 주요 과목 쏠림 현상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2007∼10년 전국 초·중·고교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개설 현황을 보면 2007년 상반기 전체 강의 가운데 국영수 관련 강좌가 차지하는 비율은 37.9%였으나 2010년 상반기에는 49.8%로 늘었다. 수학 관련 강좌가 가장 많았고, 영어와 국어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음악과 미술 관련 강좌는 각각 8.2%→5.2%, 6.9%→4.3%로 떨어졌고 체육 관련 프로그램도 7.5%에서 4.5%로 낮아졌다.
안 의원은 “방과후학교마저 주요 과목 중심으로 쏠리고 있는데 정부가 강조하는 창의·인성 교육이 제대로 되겠느냐”며 “교과 중심의 학원 수업과는 차별화되는 프로그램으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빅3’ 업체가 방과후학교 강의 독식
2008년 정부가 영리단체의 방과후학교 참여를 허용하면서 지난해부터 사교육 업체 참여가 급증했다.
2010년 상반기 현재 서울지역 1240개 학교 가운데 420곳(33%)이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사교육 업체를 활용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담당하는 강좌 수는 5613개로 전체 강좌의 9%를 차지했다. 2009년 184학교, 1313개 강좌에 비해 학교 수는 2.5배, 강좌 수는 4배나 늘었다.
이 중에 ‘빅3’ 업체로 불리는 대규모 사교육 업체가 강좌를 독식하고 있다. 점유율이 가장 높은 곳은 D업체로 1635개(28.4%)를 운영, 올해 월평균 18억3000여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2위 A업체, 3위 J업체 등 3개 업체가 전체 영리단체 강좌 수의 50.4%(2902개), 매출 47.6%(30억2000여만원)를 차지했다.
사교육 업체의 참여가 급증하면서 교육계 안팎에서는 수학여행 선정 업체 비리와 마찬가지로 학교 비리의 온상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교육계 인사는 “방과후학교에 사교육 업체의 참여가 허용되면서 업체 간 진입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경희 기자 sorimoa@segye.com
■서울 방과후학교 사교육업체 참여현황 | ||||
운영학교 | 전체강좌 | 영리단체 운영참여학교 | 영리단체 운영강좌 | |
2007 | 1240 | 2만3783 | 0 | 0 |
2008 | 1249 | 3만5268 | 15(1.2%) | 18(0.1%) |
2009 | 1274 | 4만7616 | 184(14.4%) | 1313(2.8%) |
2010(상반기) | 1274 | 6만2544 | 420(33%) | 5613(9.0%) |
자료:민주당 안민석 의원실 |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