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지급·수익성 높아 추후 납부 신청자도 급증세 2003년 5월 이민갔다가 7개월 만에 ‘유턴’한 심모(64)씨. 그는 고국을 떠나면서 그동안 낸 국민연금보험료(2472만원)와 이자를 합쳐 일시금으로 3000만원을 타갔다. 하지만 심씨는 언어 등이 달라 적응하지 못하고 2003년 12월 귀국해 국민연금에 다시 가입했다. 일시금으로 받은 연금보험료에 일정 이자를 내면 예전의 가입 기간을 복원해 주는 반환일시금 반납제도를 통해서다. 연금도 매달 20만원씩 냈다.
2007년 10월에는 일시금으로 받아간 연금보험료와 이자를 합쳐 3600만원을 국민연금공단에 반납했다. 이 덕분에 심씨는 연금수급 자격이 주어지면서 같은 해 10월부터 매달 87만원의 연금을 받고 있다. 그에겐 이 연금이 노후 든든한 ‘수입원’이다.
이때부터 지난달까지 심씨가 받은 연금은 모두 3650만원에 이른다. 이는 자신의 반납금에다 연금 재가입 후 34개월간 낸 보험료(680만원)를 합친 금액(4280만원)에 육박한다. 심씨는 11월 이후부터서는 연금수급액이 ‘흑자’로 돌아선다. 지금까지 자신이 낸 연금보험료보다 더 많은 돈을 받게 되는 것. 주위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는 이유다.
국민연금에서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민 등으로 그동안 낸 연금보험료를 일시금으로 받아간 뒤 반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소득이 없어 일정기간 연금보험료를 내지 못하다가 나중에 내는 추후납부자들도 덩달아 늘고 있다. 민간연금에 비해 수익률이 훨씬 높은 국민연금의 ‘힘’ 때문이다.
11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올 들어 3월 말 현재 국민연금 반납자가 1만6690명에 달한다. 한 달 평균 5564명이 다시 연금에 가입한 것. 이들이 반납한 연금보험금은 767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연금 반납자는 ▲2007년 한 달 평균 927명 ▲2008년 1723명 ▲2009년 3487명 ▲2010년 4797명이었다.
심씨와 같이 역이민으로 다시 연금에 가입한 사람도 최근 수년간 210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1인당 평균 83개월분의 연금보험료 889만9000원 정도를 반납했다.
추후납부 신청자 또한 급증세다. 올 들어 3개월 동안 7200여명이 그동안 밀린 연금보험료를 추가로 납부했다. 한 달 평균 2400명이 추가납부제를 이용한 것. 이는 ▲2008년 한 달 평균 790명 ▲2009년 1745명 ▲2010년 2189명에 비해 최고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국민연금 반·추납자가 이같이 늘고 있는 것은 사망 시까지 평생을 지급하는 데다 안정성이 뛰어나고 저금리 시대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수익성이 높은 연금의 장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문준식 기자 mjsi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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