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관계자는 13일 “숭례문은 전통의 재료와 기법, 부재를 최대한 활용해 복원하는 게 원칙”이라며 “전통안료의 단청 기법이 단절된 만큼 공개토론회 등을 열어 재현할 수 있는지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화재 전문가 사이에서는 값싸고 쓰기 편한 서구의 화학안료가 1900년대 초부터 단청공사에 무분별하게 쓰이면서 내구성과 색감이 뛰어난 전통안료 기술이 끊긴 만큼 숭례문 단청에 검증 없이 전통기법을 적용하는 건 ‘국보 1호를 대상으로 하는 실험’이라는 지적이 있다. 화학안료는 목재에 막을 형성해 쉽게 썩게 하는 등 고건축물을 훼손하는 부작용도 있다.
이 관계자는 “전통 기법 재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이를 알리고 여론을 수렴해 복원 방식을 수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이 같은 내용을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보고했다”고 전했다.
문화재청은 단청 안료와 교착제 등 재료에 대한 연구와 공사 현장에서 이뤄지는 단청 실태 조사를 병행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표준수리시방서도 수정한다는 계획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국립문화재연구소에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단청 기능인들이 현장에서 어떤 재료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실태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별기획취재팀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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