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60%·日50%보다 높아
“내 나라 사는데 만족한다”…韓66%·美92%·日87% 한국 고등학생 10명 가운데 8명이나 해외로 유학 가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학 선호도’가 세계 최다 유학생 배출국인 중국(6명)보다 더 높았다. 이는 지나친 경쟁 위주 교육과 학벌 중심 사회에 대한 불만이 함축된 결과로 풀이된다.
16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일본·중국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4개국 고교생 8017명(한국 2292명, 미국 1032명, 일본 2458명, 중국 22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고교생 진로 및 유학 의식’ 조사에서 이같이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 고교생의 82.3%가 고교 또는 대학 시절에 해외로 유학하기를 희망했다. 반면 중국은 60.8%, 미국은 55.9%, 일본은 51.4%였다. 고교 시절에 해외 유학을 가고 싶다는 응답자도 한국이 24%로 가장 많았다.
해외 유학을 원하는 이유로 4개국 학생들은 대체로 ‘견문을 넓히려고’, ‘어학능력을 키우려고’ 등을 꼽았다. ‘견문 확대’는 일본 19.8%, 한국 15.8%, 중국 15.6%, 미국 12.5% 순이었다. ‘어학능력 향상’은 일본 19.9%, 한국 15.4%, 미국 12.4%, 중 12.0%였다.
하지만 한국은 국내 대학 진학의 어려움 때문에 해외 유학을 가고 싶다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대학) 진학경쟁이 심해서’, ‘진학하고 싶지 않아’ ‘진학에 도움이 돼서’ 등을 꼽은 응답자는 한국 11.7%, 중국 9.4%, 미국 6.4%, 일본 1.9%였다.
고교 생활 만족도 역시 한국이 가장 낮았다. ‘학교생활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응답은 한국이 21.2%였고, 일본과 미국, 중국은 각각 21.1%, 17.9%, 9.7%였다.
한국 고교생은 국가에 대한 만족도도 가장 낮았다. ‘우리나라에서 사는 것에 만족한다’는 답변은 한국이 66%에 그친 데 비해 미국 92%, 일본 87.8%, 중국 75.3%로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자랑스럽다’는 응답 또한 74.5%로 중국(90.2%), 미국(89.2%), 일본(75.0%)에 뒤졌다.
유학을 원하지 않는 이유로 ‘우리나라가 더 살기 좋기 때문’이라고 답한 학생은 미국과 일본, 중국이 각각 13.5%, 17.2%, 11.3%였지만 한국은 7.1%에 그쳤다. 한국 학생에게는 ‘언어 장벽이 있어서’(15.6%), ‘외국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어서’(13.0%) 등이 유학을 꺼리는 주된 이유였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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