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학교 현장에서 적극적인 교육해야" "현충일이요? 슬픈 날인 것 같은데 잘 모르겠어요."
국가 공휴일인 현충일을 하루 앞둔 5일 인터넷 포털에서는 초등학생들이 학교 숙제나 호기심에서 현충일의 의미를 묻는 글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대다수 답변이 단편적이거나 형식적이고, 현충일을 알기 쉽게 자세히 설명한 글은 거의 없었다. 일부 누리꾼은 장난 식으로 답변해 초등학생들이 잘못 이해를 하게 될 염려마저 있었다.
현충일을 이틀 앞둔 4일 부모와 함께 대전 현충원을 찾은 어린이들이 묘비를 닦고 있다. <연합> |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다른 네티즌은 "친구와 내기를 했어요. 6ㆍ25때 죽은 사람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날이라 하네요 맞나요? 전 이순신 장군님을 기리기 위한 날이라고 했는데요"라고 적었다.
또 다른 포털사이트 Q&A에 한 초등학생은 "현충일이 뭐 하는 날인지도 모르고 그냥 노는 날이라고 기뻐하기만 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대형 포털사이트의 '현충일은 누구를 기리기 위한 날인가?'란 물음에 '돌아가신 조상님'이란 답변도 있었다.
심지어 "그냥 놀고먹으면 된다. 몇 시에 사이렌 울리는데 그때 묵념만 하면 된다"거나 "중고등학생들은 학원 가고 초등학생들은 학원 안 가는 국가 공휴일"이라는 황당한 답변도 있었다.
실제 초등학교 3학년인 이모군은 "어렸을 때 배운 것 같기는 한 데 잘 모르겠다. 엄마, 아빠와 놀러 가기로 했다. 학원은 안 가서 좋다"고 했다.
초등학교 2학년인 김모양도 "나라를 위해 싸우다 돌아가신 분들을 기억하는 날"이라면서도 '왜 싸운 지 아느냐'란 질문에는 "그건 잘 모르겠지만 슬픈 날이다. 나라를 위해 싸웠으니까 좋은 분들이다"라고 했다.
학부모와 교사는 현충일을 이해시키기는 게 쉽지만은 않다고 토로했다.
남모(36)씨는 "초등학생인 딸은 현충일은 잘 모르는 것 같다. 3ㆍ1절은 아는데 현충일 하면 딱 떠오르는 역사적 인물이 없어서 그런지, 국기만 달면 되는 날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중학교 1학년 담임교사인 임모(28)씨는 "일부 중학생도 현충일과 제헌절을 헷갈린다. 초등학교 때부터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해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송파구의 한 학원 강사는 "대부분 아이는 전쟁을 모르거나 남북한이 왜 싸웠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호국영령을 이해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박효종 서울대 윤리교육과 교수는 "학교에서 국가적으로 중요한 날을 적극적으로 교육을 하지 않는 게 문제인 것 같다"며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리는 날로 지내는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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