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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安 의사 순국 98돌, 유해 발굴 작업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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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3-26 08:50:35 수정 : 2008-03-26 08:5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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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가 순국한 지 오늘로 98주년을 맞았다. 때마침 정부가 중국 뤼순(旅順) 안 의사 유해 매장 추정지 일대에 대한 발굴작업을 2개월 예정으로 어제부터 시작했다. 중국 정부가 최근 아파트 건설 공사로 훼손 논란이 일고 있는 유해 발굴 예정지에서의 공사를 중단시키고, 남북 공동조사나 한국 측의 단독조사 및 발굴도 무방하다고 알려온 데 따른 것이다. 만시지탄이지만 뜻깊은 일이다. 유해 발굴 작업은 발굴 구획 획정, 장비 투입과 인원 증원을 통한 조사활동, 실제 발굴 작업 등 3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이번 유해 발굴 작업은 ‘사막에서 바늘 찾기’에 비교될 정도로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지역은 북한이 안 의사의 고향이 황해도 해주라는 연고를 내세워 이미 1970년대부터 중국과 함께 여러 차례 발굴을 시도한 지역이다. 다만 실낱 같은 희망이 없지는 않다. 당시 형무소장 딸이 안 의사 사형집행일 오후 뤼순 감옥 뒷산에서 사람들이 삽질하는 것을 보았다며 남긴 증언과 사진이 있어 이를 확인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발굴 작업에는 첨단 금속탐지기와 우리의 뛰어난 DNA 감식 기법이 동원된다. 금속성 묵주 등이 확인된다면 극미량의 DNA를 추출해도 충분히 감식할 수 있기에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일제가 안 의사의 시신을 뤼순 감옥 뒤쪽 야산에 매장했는지 여부를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하얼빈 주재 일본 총영사관이 안 의사 순국 한 달여 전인 1910년 2월22일 외무대신 앞으로 보낸 문건에서 가족에게 시신을 인도하지 못하도록 제안했다는 중국조선족역사학회의 기록이 있기에 그렇다. 안 의사의 시신을 화장했거나 의외의 장소에 매장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안 의사가 한 세기 전 목숨 바쳐 염원한 평화는 어느 독립운동가만의 소망이 아닌, 우리 후손들이 앞으로 실현해야 할 과제다. 독립을 찾은 조국 땅에 묻히기를 염원했던 안 의사의 유해를 꼭 찾아내 봉환할 수 있기를 기원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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