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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논단]북한 테러 막는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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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4-23 19:35:24 수정 : 2008-04-23 19:3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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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성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북한 김정일 정권이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테러 지원국 해제’를 끌어내기 위해 무척 애를 쓰고 있다. 그러나 그 정치적 협상 결과가 어떻게 끝나든 분명한 사실은 김정일 정권의 실체가 여전히 ‘테러 자행 혹은 지원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정권’이라는 점이다. 그런 만큼 미국이 설사 북한에 씌워진 테러 지원국 멍에를 풀어 준다고 하더라도 향후 필요하면 언제든 다시 묶을 수 있는 장치를 먼저 마련해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김정일 정권의 실체가 테러 자행 혹은 지원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정권이라고 단정짓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북한 정권은 건국 당시 건국의 설계사가 유명한 빨치산 테러리스트였고, 건국 이후에도 테러 자행 혹은 지원해 왔다. 북한을 세운 김일성 주석과 그 추종자 500여명(갑산파)은 빨치산의 게릴라로서 대부분 소련군에서 게릴라전 훈련과 교리를 학습 받은 테러전문가들이었다. 이들은 테러를 통해 연안파를 숙청하면서 북한 정권을 세웠다. 이들은 반대자들을 테러로 암살하거나 제거하면서 북한 전역을 혁명 기지로 만들었다. 그런 뒤 124군부대 남파를 통한 남한 청와대 공격(1968년), 현충문 폭파(1970년), 육영수 여사 암살(1974년) 등 온갖 대남 테러를 자행하면서 국제테러리스트들과 적극적인 연대활동을 펼쳤다. 1980년대 들어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진두지휘하면서 아웅산묘소 폭파암살사건(1983년), KAL기 폭파사건(1987년) 등 북한 안팎에서 무차별 테러를 벌이면서 그들의 테러 역사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김정일 정권은 세계 제일의 테러 전문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정부의 공식 조직에 테러를 지도하는 조직들을 갖춘 나라는 아마 북한밖에 없을 것이다. 북한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산하와 인민무력부장 지휘 하에 ‘게릴라전 지도부’를 두고 있다. 그리고 북한은 김일성정치대학, 조선노동당, 조선인민군 내 10여개 학교에 테러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단기코스(3∼6개월) 및 장기코스(12∼24개월) 교육과정을 설치해 폭파, 납치, 암살, 매복, 접선방법, 사격술, 테러 미화 이념 등을 가르치고 있다. 그동안 1만∼1만5000명의 해외 유학생들이 ‘테러 비법’을 전수받았다는 전언이다. 더욱이 해외로 진출한 북한의 테러전문 교관들은 테러지원 교육에서 매우 뛰어난 전문성을 지녔다는 명성이 자자하다.

이처럼 북한이 최고 국가경영 철학인 군사제일주의(선군정치)와 대량살상무기 개발·보유·확산에 집착하는 것은 그들의 테러 미화 이념 때문이다. 북한은 세계 이성을 존중하면서 국제무대로 당당하게 나아가 경쟁할 것은 경쟁하고 미흡한 것은 배우면서 국가를 발전시키겠다는 합리적인 국가 발전 로드맵보다는 결정적인 시점에 군사력이나 테러를 행사해 통째로 그들의 이익들을 탈취하겠다는 잘못된 국가경영 로드맵을 갖고 있다. 이러한 속성을 지닌 까닭에 김정일 정권은 여전히 테러 자행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정권일 수밖에 없다.

북한은 국제 무대에서 ‘언제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나라(Enigmatic Country)’로 인식되고 있다. 그만큼 통제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예측이나 통제가 어렵다는 것은 북한이 필요할 경우 자신의 군사력이나 각종 테러 역량을 동원해 언제든지 테러를 직접 수행하거나 해외 테러리스트들을 지원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정치적인 협상수단으로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명단 삭제가 북한 정권이 개과천선해 테러 자행국 혹은 테러 지원국을 포기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절대 잊어선 안 된다. 그것이야말로 언제 터질지 모를 북한의 테러를 막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송대성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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