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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프리즘] 日정치인 야스쿠니 가는 속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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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8-17 21:19:03 수정 : 2008-08-17 21: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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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욱 도쿄 특파원
일본의 우익 정치인들이 8·15의 일본식 표현인 ‘종전 기념일’에 야스쿠니(靖國)신사에 몰려가 머리를 조아렸다. 서울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극도로 절제된 용어를 사용해 일본 정치인들의 역사 인식을 촉구했지만 그런 ‘선의’는 여지없이 짓밟히고 말았다. 야스쿠니는 일본제국의 망령을 이끈 A급 전범의 위패를 1978년부터 안치한 일종의 사당이다. 이웃 나라들에 극악무도한 전쟁을 벌인 범죄자들 앞에 머리를 조아린 일본 정치인들의 행동은 ‘행패’랄 수밖에 없다.

신사 참배의 선봉에 선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도 이를 모를 리 없다. 고이즈미는 우정 민영화 개혁을 성공시킨 덕에 2006년 총선에서 지금과 같은 거대 자민당을 만들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를 ‘자민당 보수 본류’라고 말하지 않는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나 제1야당 민주당의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대표가 오히려 자민당 적장자로 꼽히곤 한다. 아베는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의 외손자라는 배경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정치 기반을 일구진 못했다. 이런 부류의 정치인들은 자민당 본류의 지지를 얻기 위해 야스쿠니에 몰려가곤 한다.

자민당에선 우익의 지지를 얻지 않으면 총리가 될 수 없다. 고이즈미는 차기 자민당 총재에 다시 오를 기회를 엿보고 있다. 고이즈미의 아류인 아베 역시 재기의 기회만 노리고 있다. 이런 부류의 정치인들에게 역사 인식이나 전쟁 책임 인식 등을 요구한다는 게 무리일지도 모른다. 이런 사람들이 앞장서는 일본 정치의 수준이란 굳이 평가할 필요조차도 없을 것 같다.

정승욱 도쿄 특파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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