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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반성 모르는 ‘뇌물’ 서울시의원들의 추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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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9-26 21:22:35 수정 : 2008-09-26 21: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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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봉투를 받은 혐의로 무더기로 기소된 서울시의원들이 엊그제 서울중앙지법 법정 안팎에서 보인 행태는 참으로 가관이다. 피고인 신분인 이들이 “100만원 받아 놓고 (재판 받으러 다니느라) 택시비 쓰고 식사하고 나면…” “피고인석에 대신 앉아 볼래”라는 등의 언행을 했다니 제정신인지 묻고 싶다. 1000만 서울시민을 대표하는 의원들의 자질과 의식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지 한심스럽다.

이날 재판은 서울시의장에 선출되도록 도와달라고 돈 봉투를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시의원 29명이 법의 심판을 받는 자리였다. 얼굴을 들기 어려울 정도로 낯 뜨거운 사건의 당사자인데도 이들에게서는 반성과 자숙의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이들의 일부 언행은 신성하고 존중받아야 할 재판부를 우롱하고 모욕하는 수준으로 비친다. 오죽했으면 재판장이 ‘피고인들은 법정에 나온 게 아니라 야유회 나왔다는 식의 기사가 나왔다’고 훈계를 했겠는가. 김귀환 의장이 “시간이 충분했다면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 100여명 전원에게 돈을 줬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 또한 후안무치하기가 이를 데 없다.

이들은 자신을 뽑아준 시민에게 머리 숙여 반성해도 모자랄 판이다. 그럼에도 공인이라는 신분을 망각한 채 법원에서조차 오만불손한 행태를 보인 것이다. 서울시의회가 ‘돈 봉투’ 사건을 계기로 새 윤리조례를 만들어 며칠 후에 공포한다고 한다. 죄를 짓고도 반성할 줄 모르는 이들을 보면서 윤리조례가 과연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시의원 가운데 3분의 1가량이 재판을 받는 마당에 이들이 서울시정을 감독하고 견제할 도덕성과 청렴성이 있는지 우려스럽다. 이들은 모두 한나라당 소속이다. 지방의원의 자질이 이러하니 걸핏하면 지방의회 무용론이 나오는 것 아닌가. 지역 일꾼을 뽑을 때 됨됨이를 꼼꼼히 따져보고 투표했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지방의원이라고 해서 아무에게나 마구 투표한다면 그 폐해는 시민에게 전가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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