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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형 칼럼] 다문화 사회는 강국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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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7-13 10:08:53 수정 : 2009-07-13 10: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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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加처럼 이민문호 개방을

단일민족 고집은 고립만 자초
국제관계 분야의 전문가인 에이미 추아는 저서 ‘제국의 미래’에서 세계 역사 속에서 강대국으로 발전한 나라의 성공 요소가 무엇인가 찾아보았다. 그녀가 찾은 답은 ‘관용’이다. 외국으로부터 다양한 사람과 문화를 받아들여 그것들이 부딪치고 경쟁하는 가운데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국력을 길러냈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줄어 인구 감소에 대한 우려가 많다. 출산율을 높이고자 하는 노력이 여러 방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출산 장려금도 시행되고 있으며 여성의 육아를 도와주는 탁아소 설치, 출산과 육아 휴직의 확대도 시행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노력을 기울임은 물론이고 동시에 개방적인 외국인 정책을 펼쳐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할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그리고 국가의 문을 열어 여러 민족과 문화가 어우러져 다민족 국가로 발전하는 기틀을 마련했으면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100만명 정도라 한다. 이들은 주로 산업연수생이나 유학생이다. 그러나 2000년 이후에 한국 국적을 받아 귀화한 사람은 5만여명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도 결혼을 통해 한국 국적을 획득한 경우가 대부분으로 일반적인 이민은 많지 않다. 외국인 귀화 제도가 매우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증거다.

이민을 많이 받아들이면 우선 손쉽게 인구를 늘릴 수 있다. 우리가 아이를 낳아서 성인으로 기르기 위해서는 20년 이상의 노력과 비용이 든다. 그러나 이민을 받아들이면 곧바로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한 인력이 확보된다.

다음으로 이민을 받아들여 3D 업종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다. 현재도 산업연수생이란 이름으로 한국에 와서 일하는 사람이 50만명 이상이다. 이들이 하는 일은 대체로 힘들어서 한국인이 하기 싫어하는 일이다. 어느 사회나 이와 같이 기피하는 일이 있게 마련이다. 이런 일에 외국인을 투입하면 나쁠 것이 없다. 그리고 이들이 원하면 국적을 주어 정착하게 하면 인력 확보도 된다. 이민을 많이 받아들이는 미국, 캐나다, 호주 등을 보면 기술 인력을 선발해 받아들이기 때문에 우수인력을 흡수하는 효과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그렇지 않아도 한국 내에 실업자가 많은데 외국인까지 들여오면 일자리가 더욱 없어질 것이라는 말을 한다. 그러나 한국의 인건비가 비싸서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회사가 얼마나 많은가. 이와 같이 한국인이 싫어하는 곳에 이민자를 투입하면 외국으로 유출되는 회사를 붙잡을 수도 있다.

물론 외국인을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한 한국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사회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한국어도 가르치고 직업을 얻어 적응할 수 있는 기초 기술도 가르쳐야 한다. 그러나 아기를 낳아서 성인이 될 때까지 교육하는 노력에 비하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다.

그런데 이와 같이 외국인을 많이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외국인을 우리나라의 문화를 다양하게 해주고 인구를 늘려주고 노동력을 제공해주는 손님처럼 생각해야 한다. 단일민족이 우월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다문화 사회가 훨씬 건강하고 창의적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글로벌시대에 단일민족이란 말은 고립을 말한다.

또한 아직도 70년대 동사무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외국인 출입국사무소가 바뀌어야 한다. 유학생이 가장 손꼽는 ‘어글리 코리아’의 모습을 아직 출입국관리소가 간직하고 있다. 외국인을 잠재적인 범죄자 취급하는 듯한 고압적인 불친절이 다시는 찾고 싶지 않은 대한민국의 인상을 가지게 한다.

개방적인 외국인 정책은 인구 감소 대책인 것은 물론 한국이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요소다. 역사를 보면 닫혀 있는 나라가 번영한 예는 없다. 문을 열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 국력이 성장한다. 문을 닫으면 쪼그라들고 문을 열면 더 커진다.

KAIST 바이오뇌공학과 미래산업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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