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장 공천은 ‘7당6락(7억 당천, 6억 낙천)’이란 말이 나돈다. 2006년 지방선거 땐 5억원 정도로 알려졌었다. 광역의원 공천 대가도 2억∼3억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당선 뒤 대가를 내는 ‘후불제’도 등장했다고 한다. 당장 돈이 오가지 않아 적발될 위험이 없기 때문이다. 예비후보들이 당비를 대납하는 500만∼2000만원의 당원조직을 만들어 공천권을 쥔 국회의원에 상납한다는 소문도 있다.
공천 관련 금품 수수는 경쟁 후보가 증거를 잡아 폭로하지 않는 한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 그런 만큼 드러난 공천 비리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란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공천과 선거를 치르는 데 엄청난 돈을 쏟아부으면 당선된 후 부정한 방법으로 그 돈을 챙기려 하지 않겠는가. 비리의 악순환이 될 수밖에 없다.
현역의원이나 지역위원장이 공천을 좌지우지하는 식이어선 ‘돈 공천’은 사라지기 어렵다. 공천위원회가 실질적 역할을 하고 일정 요건이 되면 경선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무엇보다 현역의원이 기득권을 과감히 포기하지 않으면 악몽은 재현될 뿐이다. 3월 말까지 적발된 지방선거 불법행위 1300여건 가운데 금품·음식물 제공 행위가 480여건에 이른다. 천안함 침몰로 국민 관심이 쏠린 사이 불법 행위가 판을 치고 있다. 선관위 등 당국은 선거판이 수렁으로 빠져들기 전에 돈 선거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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