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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일 새 역사, 日 ‘진정한 사죄’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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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7-16 19:56:22 수정 : 2010-07-16 19:5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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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다음 달 한일병합 100년을 맞아 한국 국민에게 전할 총리 명의의 담화문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담화는 1995년 일본 패전 50주년을 맞아 아시아 국가에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처럼 한국 침략에 대한 결산을 한다는 점에서 자못 의미가 깊다. 이번 담화가 한일 관계의 새로운 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한국 내 반응은 시큰둥하다. 많은 한국 국민은 ‘그리 대단한 내용이 나오겠느냐’라는 생각을 한다. 과거 일본 지도자들이 침략 역사에 대해 사과의 발언을 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도 “사죄하라”는 요구가 이어진다. 그것은 일본의 언행이 일치하지 않은 탓이다. 말로는 사과하고 행동은 침략을 미화하고, 분쟁을 조장하니 사과는 사과가 아니었다. 1965년 한일 수교 이후 근 반세기가 지났음에도 일본이 아직도 한국 국민에게 ‘가깝지만 먼 나라’로 여겨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간 나오토 총리의 일본 정부는 한일의 새로운 역사지평을 열기 위해 침략의 역사를 진정으로 사죄해야 한다. 민주당 정권은 7·11 참의원 선거 참패에 따른 정치적 부담으로 담화 수위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도 한다. 그래서는 안 된다. 그 경우 담화는 또 하나의 말 잔치로 끝나게 된다. 말로는 사과하며 행동으로는 침략과 분쟁을 조장하며 정치적인 이익을 구하는 일본 극우 정치집단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그런 얄팍한 셈법으로는 일본의 고립만 자초할 뿐이다. 진정한 한일의 미래도 열 수 없다.

침략의 역사 청산은 ‘한일병합조약의 원천무효 선언’으로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한일병합이 국제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침략을 정당화하는 일본 역사학계의 논리를 뿌리 뽑아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모든 한일 간에 가로놓인 역사 왜곡, 강제징용자 배상, 독도 영유권 주장과 같은 장애를 제거해나가야 한다. ‘군 위안부 문제를 국가 차원에서 공식사과하고, 배상해야 한다’는 25개 일본 지방의회의 결의, 미쓰비시 중공업의 강제노역 한국인에 대한 보상 협상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얼마를 배상하느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진정성이 더 중요하다. 아픈 역사를 청산하기 위해서라도 일본은 ‘가슴으로’ 사죄해야 한다. 그 토대 위에 한일 두 나라의 미래를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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