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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新온고지신] 살아 있는 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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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5-04 21:13:02 수정 : 2012-05-04 21: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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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말을 하고, 웃고 울 줄 안다. 어린이를 ‘살아 있는 보석’이라고 하는 연유다. 명심보감 훈자편(訓子篇)에 “사람들은 모두 구슬을 아끼나 나는 자녀의 현명함을 아끼노라(人皆愛珠玉 我愛子孫賢)”라고 한 바는 어린이의 소중함을 잘 보여준다.

어린이의 가치는 중국 춘추시대 5패(五覇)의 회맹(會盟)에 선연하다. 첫 번째 패자에 오른 제(齊)나라 환공(기원전 685∼643)과 진(晉) 문공, 진(秦) 목공, 송(宋) 양공, 초(楚) 장왕이 약조(約條)했다. 이들은 싸우기도 지쳤는지 잘 지내자며 ‘선진 정치’를 위한 다섯 가지 맹약을 했다. 세 번째가 노인을 공경하며 어린이를 사랑하라(三命曰 敬老慈幼)다. 전쟁의 상흔이 없는 어린이를 통해 평화를 꿈꾸었음이 눈길을 끈다. 5패는 맹약을 지키지 않았다. 천하는 분쟁의 연속이었고 전국시대로 이어져 쟁투(爭鬪)는 계속된다.

그럼 어린이는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칭찬이 중요하다. 퇴계 이황 선생의 ‘훈몽(訓蒙)’시에 이런 구절이 있다. “지나친 가르침은 모를 뽑아 돋움과 같으니, 큰 칭찬이 회초리보다 낫다네. 내 자식 우매하다 말하지 말라, 내가 기쁜 얼굴을 하는 것만 못하리(多敎等?苗 大讚勝撻楚 莫謂渠愚迷 不如我顔好).” 벼를 일찍 자라게 하려고 싹을 뽑아 올렸다가 되레 벼를 시들어 죽게 만든 사람의 예처럼, 아이에게 덮어놓고 너무 많이 알려주려다 주눅들게 하지 말라는 게 ‘맹자’의 가르침이다. 물론 어린이가 분명 잘못했을 때 애정어린 따끔한 훈계까지 하지 말라는 뜻은 아닐 터이다.

무엇보다 어른들이 수범(垂範)을 보여야 한다. 여씨춘추 유시람(有始覽)에 “아버지는 비록 친애할 것이지만 검은 것을 희다고 하면 자식이 따를 수 없다(父雖親 以黑爲白 子不能從)”고 한 말은 울림이 깊다.

어린이날이다. 방과 후 학원을 서너 군데씩 다니도록 하는 등 일탈된 교육이 아닌, 가족과 이웃의 따뜻한 사랑이 요청되는 요즘이다. 우리의 미래, 어린이를 자유롭게 꿈꾸도록 하자.

녹명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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