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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주택시장 붕괴 막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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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8-08 00:56:41 수정 : 2012-08-08 00:5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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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뿐만 아니라 거래량도 반토막
규제완화·경기활성화 조치 병행을
최근 수도권 주택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최고점에서 2012년 7월 말까지 수도권은 약 6% 이상, 분당 일산 과천 등 과거 많이 오른 신도시지역은 10∼15% 하락하고 있다. 가격뿐만 아니라 거래량에서도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
현재 수도권 주택시장의 하락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소득과 차입을 통한 수요요인이 크게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재정위기 여파로 2012년 국내 경제는 4% 이하의 성장률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가계의 체감경기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또한 실질금리 상승, 원금상환 부담으로 차입을 통한 주택구입 수요도 약화되고 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금리가 5%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차입자에게 부담을 주는 실질금리가 올해부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더군다나 가계대출 총량규제 및 상환압력 등 가계대출 축소 움직임으로 원금상환압력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5·10대책의 보완 수단으로 아껴둔 마지막 카드마저 꺼내들고 있다. 아파트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하고 ‘재건축 부담금’을 2년간 부과하지 않는 내용의 주택관련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기로 한 데다 최근에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양도세 중과 완화 등 강력한 부양책을 준비하고 있지만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다. 전세가격의 상승이 전반적인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점도 다른 측면에서 수도권 주택시장 침체의 장기화를 시사하고 있다.

당분간 수도권 주택시장은 커져 버린 가계부채와 더불어 자칫 부채 디플레이션적 현상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할 필요가 있다. 부채디플레이션은 가격하락에 따른 채무부담 증가가 다시 가격하락을 초래하는 악순환 현상이다.

수도권 주택시장 붕괴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실물경제 면에서 역(逆)자산효과가 나타나면서 가계소비가 큰 폭으로 위축되고, 가뜩이나 어려운 주택 건설업 경기의 하락을 심화시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경쟁적으로 대출해 준 금융기관이 어려움에 빠지면서 신용공급을 더욱 위축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주택 매각에 어려움을 겪는 가계는 금융자산 매각을 서두르면서 자산시장의 위축이 초래될 수 있다.

따라서 수도권 주택시장의 급격한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첫째, 부동산시장의 연착륙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개선함으로써 시장에서 충분히 조정된 가격에 미분양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주택시장 안정을 명분으로 한 주택정책은 ‘거래 없는 가격 안정’보다 ‘거래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수행할 필요가 있다.

둘째, 주택시장이 급락하는 과정에서 중산층 하우스푸어의 재정 상태마저 악화되고 있는 만큼 이들 가계에 적정한 유동성 공급이 필요하다. 가계의 대출 원리금 상환 구조를 선진국 수준으로 장기화(20∼30년)함으로써 가계의 부담을 경감시키고,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연체율을 축소시킬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현재 ‘갚을 능력이 낮지만’ ‘갚을 의지가 높은’ 건전 서민 금융소비자에게 금융기관의 여신규제도 탄력적으로 운용돼야 할 것이다.

셋째, 경기가 급랭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경기활성화 조치가 필요하다. 가계부채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일자리를 늘려야 하며, 경기부양책은 부동산 정책을 통해 더욱 시급한 고령화사회에 대비한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이 바람직하다. 지지부진한 자본시장 개혁을 서둘러 자금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고 시중 부동자금을 주식시장 등으로 유도해 경제의 활력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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