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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에 웃고 표에 울고… 화제의 당선·낙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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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4-11 10:57:09 수정 : 2008-04-11 10:5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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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 최저 득표율로 '5선 타이틀'
서울 서대문 을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왼쪽)이 10일 홍제동 인왕시장에서 자전거를 타며 상인들에게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이범석 기자
4·9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힌 서울 종로에서 통합민주당 손학규 후보를 누른 한나라당 박진 당선자가 10일 오전 가회동에서 개선장군 복장으로 주민들에게 당선사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245개 지역구에서 ‘뜨거운 13일의 전쟁’을 치르고 당선된 이들이 모두 18대 총선의 주인공이다. 이들 중에서도 남들보다 힘겨운 경쟁자를 제치고 금배지를 거머쥐거나, 지역·신인 등 한계를 극복하고 당선돼 화제를 모으는 이들이 있다.

이번 총선에서 스포트라이트를 가장 많이 받은 당선자는 단연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경남 사천)이다. 농민 출신인 그는 집권여당의 실세인 이방호 사무총장에 맞서 대역전극을 펼치며 최대 파란을 일으켰다.

그는 당 지도부와 함께 서울 여의도 코스콤 비정규직 노조원들의 농성 천막을 찾은 10일 “개인적인 영광보다 책임감이 크다. 정치 변화를 바라는 서민들의 경제를 대변할 것”이라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은 서울 은평을에서도 벌어졌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가 ‘친이명박’계의 좌장인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을 무너뜨렸다.

‘대운하 저지’를 슬로건으로 ‘대운하 전도사’인 이 의원의 텃밭에 뛰어든 문 대표는 선거 막판 이명박 대통령의 은평뉴타운 방문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승리를 거머쥐었다.

문 대표는 이날 당선사례를 통해 “저와 창조한국당에 보내준 국민의 뜻은 환경 재앙은 물론 국론분열을 가져올 대운하를 반드시 막아내겠다는 의지에 마음을 모아주신 것”이라며 대운하 저지를 위한 결의를 내비쳤다.

통합민주당 박주선 당선자(광주 동구)는 전국 최고 득표율을 기록해 화제가 됐다. 득표율 순위에서 박 당선자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간발의 차로 제쳤다. 엘리트 검사 출신인 그는 ‘국민의 정부’들어 승승장구하다 ‘옷로비 의혹사건’ 등 정치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3번 구속, 3번 무죄’라는 사법 사상 초유의 기록을 남겼다. 반면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하자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인제 의원(충남 논산·계룡·금산)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의 틈바구니에서 27.7%라는 최저 득표율로 5선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과 함께 민주당의 영남권 교두보를 지킨 최철국 의원(경남 김해을)은 17대에 이어 이번에도 ‘노무현 바람’에 힘입어 재선에 성공했다. 당초 가망 없는 승부에 지인들이 무소속 출마까지 권유했지만 최 의원은 “지역주의에 맞서 싸우다 죽겠다”며 민주당 간판을 고집했고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여기에는 지난 2월 김해 봉하마을로 낙향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기가 큰 도움이 됐다. 최 의원과 맞수인 한나라당 송은복 후보도 이명박 대통령과의 관계를 앞세워 전·현직 대통령 마케팅 대결이 펼쳐졌지만 무게 추는 노 전 대통령 쪽으로 기울었다. 최 의원은 이날 당선 인사차 노 대통령 사저를 직접 찾아갔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의 지역구(대구 서)에 도전장을 내고 6선에 성공한 친박연대 홍사덕 전 의원도 화제의 당선자다.

그는 전날 “(이곳은) 집권당 대표의 20년 아성으로 죽음 이외의 다른 결과는 상상할 수 없었던 곳”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홍 전 의원은 2004년 한나라당 원내총무로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다가 낙선운동 대상자로 몰려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한명숙 의원에게 참패했다.

2005년 재·보선에선 공천에서 탈락하자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당선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후에도 복당 신청이 무산되자 한나라당 경선 때 박근혜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으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아버지에 이어 금배지를 단 ‘정치신인’들도 주목받고 있다. 부산 금정에서 5선을 지낸 고(故) 김진재(전 한나라당 부총재)의원의 장남인 무소속 김세연(35) 당선자는 이 대통령 측근인 박승환 의원(한나라당)을 큰 표차로 따돌리고 옛 아버지 지역구를 탈환했다. 김 당선자는 한나라당 공천에서 박 의원과 경합하다 탈락하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한나라당 장제원 당선자(41·부산 사상)는 같은 지역에서 1980년대 2선 의원을 지낸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의 차남이다. 그는 3선의 거물인 권철현 의원을 누르고 당 공천을 따내면서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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