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헛다리 짚은 여론조사… 투표장에 안 간 ‘숨은 표’ 때문

관련이슈 2012년 19대 총선

입력 : 2012-04-12 23:34:05 수정 : 2012-04-12 23:34:05

인쇄 메일 url 공유 - +

방송3사 예측 실패 왜
4·11 총선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140석 안팎의 1당을 두고 박빙의 승부를 벌일 것이며, 여소야대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각 당과 여론조사 전문가, 언론사의 공통된 예측이었다. 근거는 여론조사라는 전가의 보도였으나 또다시 빗나갔다.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4·11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사퇴할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새누리당은 152석을 얻어 단독으로 과반의석을 차지했다. 여소야대는커녕 민주통합당(127석)과 통합진보당(13석)의 의석수를 합쳐도 12석이나 차이가 났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도 ‘오발탄’은 이어졌다. 3사가 공히 여소야대를 예측했지만 실제는 반대로 나왔다. 서울과 부산을 비롯한 전국 경합지역 가운데 예측을 잘못한 곳도 17곳 정도 됐다.

이런 오류를 해명해주는 마법의 손이 ‘숨은 표’였다. 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 이혜훈 선거대책위원회 상황실장은 “2010년 지방선거와 지난해 서울시장 보선의 경우를 보면 새누리당 후보 지지율은 여론조사 수치에서 많게는 8%포인트까지 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라고 했다. 엄살 전략이었지만 역대 선거 경우에서 봐도 적어도 5%포인트 정도 ‘야권의 숨은 표’는 존재한다는 게 정설이었다. 그렇지만 4·11총선에서는 숨은 표의 위력이 발휘되지 않았다. 어디로 숨어버린 것인가.

김능구 e윈컴 대표는 “야권의 숨은 표는 중도적 젊은 층인데 이번에 투표장으로 나오지 않았다”며 “투표율이 54.3%밖에 안된 데서 유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중도적 젊은 유권자는 반한나라당·비민주당 성향으로, 공천 갈등을 빚고 김용민 막말 파문에 대처하는 민주당을 보며 수권정당 자격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이번 총선 성적표는 이들을 투표장으로 나오게 하는 데 실패한 민주당의 자멸”이라고 분석했다.

심상정(가운데)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내 통합진보당 회의실에서 열린 대표단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실제로 투표율이 평균보다 1.2%포인트 높은 서울은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이 선전해 전체의석 48석 증 3분의 2인 32석을 차지했다. 서울에서는 숨은 표의 주인공들이 투표장에 많이 나왔다는 얘기다. 반면 여야가 의석을 반분한 인천은 투표율이 51.4%에 불과해 숨은 표가 증발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결국 숨은 표는 투표율이 높을 때 나타나는 야권의 ‘정치적 구세주’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나 소설가 이외수씨가 70% 투표율을 기록하면 미니스커트를 입거나 삭발하겠다고 말한 것도 숨은 표가 투표율과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보수층이 결집한 것도 숨은 표 현상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보수적인 고령층의 숨은 표는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얘기고 지금은 여론조사에서 다 잡힌다”며 “새누리당이 여론조사와 달리 완승한 것은 보수층이 최대한 집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영철 정치전문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에스파 카리나 '깜찍한 볼 콕'
  • 에스파 카리나 '깜찍한 볼 콕'
  • 손예진 '반가운 손인사'
  • 화사 ‘상큼 발랄 미소’
  • (여자)아이들 소연 ‘매력적인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