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취업교육센터서 도배일 배워
"꼼꼼하다" 입소문… 석달만에 안착
![](http://img.segye.com/content/image/2008/12/31/20081231000849_0.jpg)
평범한 전업주부에서 인테리어 가게 사장으로 변신한 권영선(35·사진)씨. 2007년 9월 남편(38)이 다니던 중소기업이 부도난 후 기초생활수급자로 생활했으나 새해 어엿한 사장으로 새 출발한다.
“지난 2월 아무런 수입이 없어 동사무소에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하러 갔는데, 창피해서 말도 잘 안 떨어지더라고요. 창피당하는 것은 순간이지만 이를 이겨내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마음 먹었죠.”
친척들 도움으로 생활하던 권씨는 남편이 새 직장을 찾기까지 무슨 일이든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5월 여성을 대상으로 취업·창업 교육을 하는 서부여성발전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최대한 빨리 생활비를 벌어야 했기에 남자도 쉽지 않은 도배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의자에 올라선 두 다리와 도배지를 받쳐 든 두 손이 후들후들 떨렸으나 견뎠다. 그는 6월 말 결국 자격증을 땄다.
처음에는 센터 소개를 받아 도배일을 나갔다.
차츰 자신감을 얻은 권씨는 집을 담보로 대출받아 9월에 ‘인테리어’ 가게를 열었다. 권씨는 작업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벽에 바른 도배지가 벌어지지 않도록 세심하게 마무리 작업을 하는 것으로 소문났다. 도배 후에는 바닥 청소도 말끔히 해 준다. 자신이 다른 사람한테 도배를 맡겼을 때 느꼈던 불만을 생각하면서 일했다.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쓰다 보니 금세 입소문을 탔다. 사업을 시작한 지 석 달여 만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가게는 구로구 개봉동에 있지만 서울 강동구, 강남구뿐 아니라 인천까지 활동무대다. 남편도 도배일을 배워 지금은 부부가 같이 일한다. 권씨는 “지난해는 우리나라 경제만큼이나 우리 가족에게도 힘든 해였다”며 “새해에는 더 나은 삶을 기대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밝게 웃었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