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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수급자에서 인테리어 가게 사장 변신 권영선씨

입력 : 2009-01-01 10:20:14 수정 : 2009-01-01 10: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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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남편 다니던 회사 부도나
정부 취업교육센터서 도배일 배워
"꼼꼼하다" 입소문… 석달만에 안착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야죠.”

평범한 전업주부에서 인테리어 가게 사장으로 변신한 권영선(35·사진)씨. 2007년 9월 남편(38)이 다니던 중소기업이 부도난 후 기초생활수급자로 생활했으나 새해 어엿한 사장으로 새 출발한다.

“지난 2월 아무런 수입이 없어 동사무소에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하러 갔는데, 창피해서 말도 잘 안 떨어지더라고요. 창피당하는 것은 순간이지만 이를 이겨내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마음 먹었죠.”

친척들 도움으로 생활하던 권씨는 남편이 새 직장을 찾기까지 무슨 일이든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5월 여성을 대상으로 취업·창업 교육을 하는 서부여성발전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최대한 빨리 생활비를 벌어야 했기에 남자도 쉽지 않은 도배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의자에 올라선 두 다리와 도배지를 받쳐 든 두 손이 후들후들 떨렸으나 견뎠다. 그는 6월 말 결국 자격증을 땄다.

처음에는 센터 소개를 받아 도배일을 나갔다.

차츰 자신감을 얻은 권씨는 집을 담보로 대출받아 9월에 ‘인테리어’ 가게를 열었다. 권씨는 작업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벽에 바른 도배지가 벌어지지 않도록 세심하게 마무리 작업을 하는 것으로 소문났다. 도배 후에는 바닥 청소도 말끔히 해 준다. 자신이 다른 사람한테 도배를 맡겼을 때 느꼈던 불만을 생각하면서 일했다.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쓰다 보니 금세 입소문을 탔다. 사업을 시작한 지 석 달여 만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가게는 구로구 개봉동에 있지만 서울 강동구, 강남구뿐 아니라 인천까지 활동무대다. 남편도 도배일을 배워 지금은 부부가 같이 일한다. 권씨는 “지난해는 우리나라 경제만큼이나 우리 가족에게도 힘든 해였다”며 “새해에는 더 나은 삶을 기대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밝게 웃었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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