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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흉기강도 설득에도 저항… 50대 시민 30분 격투끝 붙잡아 50대 시민이 밤중에 복면을 하고 흉기로 위협하는 20대 강도범을 설득하다 실패하자 격투 끝에 붙잡았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2층짜리 단독주택에 사는 최명순(56)씨는 지난 10일 오전 4시쯤 1층에서 혼자 잠을 자다 목에 뭔가 예리한 게 닿은 듯한 섬뜩한 느낌에 눈을 떴다. 복면을 한 20대 강도범이 목에 흉기를 들이대고 있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온 것 같았다. 속옷 차림이었던 최씨는 강도범이 돈을 요구하자 주머니 지갑에 있던 5만원을 가져가게 했다.

그러나 강도범은 계속해서 돈을 더 요구하며 장롱 등 집안 구석구석을 뒤졌다. 최씨는 ‘젊은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런 일을 하면 헤어나지 못한다”며 “돈이 필요하면 내일이라도 마련해 줄 테니 강도짓을 그만두고 돌아가라”고 계속해 설득했다. 강도범은 말을 듣지 않았다.

2층에는 부인과 딸 등 가족 3명이 잠을 자고 있었다. 최씨는 강도범이 응접실로 잠깐 나간 사이 방에 있던 골프채를 집어들고 돌아온 강도범에게 “집 밖으로 나가라”고 종용했다.

그 순간 강도범이 최씨에게 달려들었고 30여분간 격투가 벌어졌다. 최씨는 태권도 4단의 유단자였지만 60을 바라보는 나이 탓인지 제압이 쉽지 않았다. 다행히 불상사 없이 강도범을 잡긴 했지만 최씨는 흉기에 발바닥을 베이고 무릎, 허리 등도 다쳤다.

격투 소동에 잠이 깬 가족이 신고해 출동한 경찰관에게 강도범을 넘기면서 20대 젊은이를 범죄의 구렁텅이에서 건져내려던 최씨의 새벽 혈투는 이렇게 일단락됐다.

고양=박석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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