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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어선에 전화걸어 "안전"… 어처구니 없는 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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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4-05 09:26:46 수정 : 2010-04-05 09:2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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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난사고 1시간여 지나 ‘실수’ 깨닫고 부랴부랴
해경 “선사측서 전화번호 잘못 알려줘” 해명
“주변해역 비상 상황이었는데 너무 안이” 지적
천안함 침몰사건을 놓고 해군이 국민적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금양98호(99t) 침몰 사고와 관련해 해양경찰이 안이한 초기 대응으로 조난사고 접수 1시간여 만에 구조에 나서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해경의 위성조난수신소(LUT)로부터 인천시 옹진군 대청도 서쪽 30마일(약 56km) 해상에서 저인망어선 금양98호의 조난신호를 접수한 시간은 2일 오후 8시30분. 선박이 침몰하면 바닷속에서 수압에 의해 자동으로 터지면서 물 위로 떠올라 조난신호를 보내는 조난위치 자동발신장치(EPIRB)가 작동한 것이다.

해경은 신호를 받은 직후 금양98호 소유사인 금양수산 측에 의뢰해 전화번호를 물었으나 금양수산 관계자는 쌍끌이 어선 주선인 금양97호의 연락처를 알려줬다.

해경 상황실은 금양97호의 선장 휴대전화로 연락한 결과 “날씨가 좋은데 배가 침몰될 리 없다”는 답변을 듣고 금양97호를 금양98호로 판단해 사건을 일단 종료했다.

하지만 오후 8시45분쯤 평소 금양호 선단업무를 맡은 해경 직원이 연락처가 잘못된 것을 확인하고 뒤늦게 연락을 취했으나 금양98호는 연락이 두절된 상태였다.

해경 측은 이때 인근 조업 선박과 어업정보통신국 등에 금양98호의 위치를 수소문하는 등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해경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조난위치 자동발신장치의 오작동률이 평균 93%에 달할 만큼 수신이 많아 착오를 일으켰다”고 해명했다.

해경은 조난신호 접수 1시간여 만인 오후 9시27분쯤 금양97호 선장에게서 재차 “금양98호가 보이지 않는다”는 연락을 받고 나서야 금양98호의 조난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오후 9시30분 인근 해역에 있던 경비함정들에 현장 이동 명령이 내려졌고, 30분 만인 오후 10시 사고해역에 가장 먼저 도착한 3008함을 시작으로 본격 수색에 돌입했다.

이를 두고 해경의 어선 보호와 구조 활동 메뉴얼 등 전반에 대한 지적이 일고 있다. 우선 천안함 침몰로 백령도와 서해 일대에 비상이 걸린 상황인데도 현실인식이 너무 안이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해경이 쌍끌이 어업지역이 아닌데도 천안함 실종자 구조를 위해 나선 어선이 일을 마치고 밤늦게 귀항하는데도 안전귀항에 대한 어떤 조치나 지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해경이 레이더망으로 충분히 어선의 항적을 알 수 있었고, 여러 통신수단을 이용해 조난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전화에만 의존해 늑장대응으로 화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해경의 조난 구조 메뉴얼에는 오작동률이 많은 점을 감안해 ‘사실 확인 후 조치한다’고 돼 있어 늑장대응을 자초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지적이다. 해경의 위기대응 메뉴얼부터 전면 손질이 필요한 실정이다.

인천=이돈성 기자 sport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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