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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국방 '도발' 암시 발언에도 너무 조용한 北,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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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4-05 09:54:39 수정 : 2010-04-05 09:5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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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과 다른 태도 의혹 증폭…연평해전·대청해전 땐 즉각 반응
이번엔 비방·대응성명 일절 없어
軍내부 “3차례 도발통해 학습효과”
김태영 국방장관은 지난 2일 국회에서 천안함 침몰사건의 원인으로 ‘어뢰와 기뢰’ 가능성을 꼽았다. “어뢰가 더 실질적”이라는 표현도 썼다. 북한의 소행이라고 대놓고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북한의 도발을 암시하는 발언으로 비쳤다.

그동안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할 것”이라는 군의 공식 입장에서 진일보한 측면도 있지만 발언 수위가 북으로선 불쾌할 수 있다. 그런데도 북한의 반응은 없다. 일절 비방이나 대응 성명이 없다는 점이 오히려 그동안 북한의 행동과는 배치돼 의혹을 낳고 있다.

천안함 선체 인양을 위해 추가로 투입되는 3600t급 해상크레인 ‘대우 3600호’가 4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백령도 사건해역으로 출항하고 있다. 이 크레인은 4∼5일 후 사건현장에 도착할 예정이다.
거제=연합뉴스
◆너무 조용한 북한=
지난달 26일 천안함 침몰 이후 지금까지 북한의 공식 입장 표명은 ‘독수리 훈련’과 관련해 나온 것이 고작이다. 북한중앙방송은 지난달 29일 “지난달 19일 평택항에 기어든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 2척과 남한 구축함 세종대왕호를 비롯한 전투함선들이 23일부터 수일간에 걸쳐 대함 및 대공사격훈련, 해양차단작전 등을 본격 감행했다”고 비난했다.

또 조선중앙통신도 지난달 24일 “요즘 미제와 남조선 괴뢰군 호전광들이 독수리합동군사연습의 연장으로 우리 공화국을 노린 전쟁연습에 광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서는 입을 떼지 않고 있다. 군에서 북한이 너무 조용하다며 의혹의 눈길을 보낼 정도다. 합참 한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 군이 가급적 북한 개입 여부를 자제하고 북한 어뢰 피격을 사실상 논외(論外)로 배제시키는 분위기였지만 2일 장관 발언은 북 입장에선 자극적일 수 있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면서 “평소 북한 행동과 많이 달라 의도를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도발 통해 ‘학습’했나=이런 북한의 행동은 1999년과 2002년 제1·2차 연평해전, 지난해 대청해전과 비교하면 납득이 되지 않는다.

과거와 차이가 있다면 세 차례 교전의 경우 북한의 도발이라는 사실이 즉시 알려진 데 반해 이번에는 천안함 침몰의 직접적 원인이 오리무중이다. 특히 군은 통신감청을 통해 북의 도발 징후를 어느 정도 파악해 국방장관과 합참의장 등에게 보고해 왔는데 이번에는 그런 움직임마저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1월10일 오전 10시27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대청도 인근 해상에서 벌어진 대청해전 당시 북한은 4시간53분 뒤인 오후 3시20분쯤 ‘최고사령부 보도’를 내고 “남한 해군이 우리측 해역에서 엄중한 군사적 도발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2002년 6월29일 오전 10시25분 NLL 연평도 부근에서 2차 연평해전이 터졌을 때는 5시간35분 뒤인 오후 4시쯤 “남조선군이 서해상에서 우리 인민군 해군경비함에 총포사격을 가하는 엄중한 군사적 도발을 감행해 자위적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이에 군 내부에선 북한군이 세 차례 교전을 통해 ‘학습효과’가 배가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합참 출신 한 예비역 장성은 “이번도 북한이 도발했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과거 서해에서 세 차례 전투를 통해 도발 흔적을 전혀 남기지 않는 방법을 고안했을 가능성이 높고 그것을 이번에 실행에 옮긴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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