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네덜란드어 공영방송 VRT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벨기에 중부 나무르 주(州)의 루와예 교구신부인 에두아르 카봉고 신부가 최근 경찰에 체포돼 법의 심판을 받을 처지에 놓였다.
보도에 따르면 벨기에 옛 식민지 콩고민주공화국 출신인 카봉고 신부는 13년 전인 1997년 벨기에에 입국해 신분을 속여 난민 지위를 획득, 주민등록을 마친 뒤 본국의 부인과 세 자녀를 벨기에로 불러들였다.
카봉고 신부는 처자식과 함께 브뤼셀 근교의 젬스트라는 마을에 터를 잡아 생활했다.
공인 신학학위를 가진 그는 1999년에 본명으로 다시 난민 지위를 획득, 두 번째 주민등록을 마치고는 성직자로 행세하기 시작해 결국 루와예 교구신부 자리까지 올랐다.
카봉고 신부는 루와예와 젬스트를 오가며 이중생활을 했고 교구 신도들은 이를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이어서 10년 넘게 계속돼 온 카봉고 신부의 이중생활은 결국 들통이 났고 그는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마자 잘못을 시인했다고 언론이 전했다.
루와예 교구 신도들은 "가끔 신부님이 부재중일 때가 있었지만, 설마 처자식을 두고 이중생활을 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라고 놀라움을 금하지 못했는데 이로 인해 가톨릭 교회가 또 신뢰를 잃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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