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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기자 살해 장면 그래도 담아
이라크 주둔 미군이 로이터통신 기자를 저항세력으로 오인해 잔인하게 살해하는 최악의 ‘전쟁 포르노’가 공개됐다. 전쟁 포르노는 공습에 나선 헬기나 무인공격기가(UAV)가 찍은 임무수행 동영상을 지칭하는 미군 은어다.

 5일 미 MSNBC 방송은 미군 헬기가 이라크 뉴 바그다드 지역에서 이동 중이던 로이터 사진기자 나미르 누르 엘딘과 운전사, 인근에 있던 이라크인 등 모두 12명을 무자비하게 살상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동영상 속 나미르 기자는 한쪽 어깨에 카메라를 맨 채 다른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며 걸어가던 중 헬기의 기관총 공격을 받는다. 미군 헬기는 이들의 카메라 관련 장비를 AK47과 견착식 로켓발사기(RPG) 등으로 판단하고 기관총 세례를 퍼부었다. 공격을 받은 사람들은 형체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갈기갈기 찢어져 도로에 널브러졌다. 일부 부상자가 기어서 움직이자 미군은 추가로 확인사살까지 했다.

 잠시 후 지나가던 승합차가 부상자를 돕기 위해 서자 헬기는 이들에게도 총알을 퍼부었다. 이 때문에 구호에 나섰던 사람들도 화를 당했다. 승합차 안에는 어린이도 2명이 타고 있었다고 MSNBC 방송이 전했다. 공격 종료 후 미 지상군이 현장에 도착했는데, 이 가운데 장갑차 한대가  거리에 나뒹구는 시신을 다시 한 번 깔아 뭉개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 같은 무자비한 살상극은 2007년 7월12일 벌어진 것으로, 정부와 기업의 비리를 담은 동영상을 공개하는 위키리크(Wikileak)가 입수, 공개했다. 위키리크 공동 설립자인 줄리안 아산지는 “미군 내부고발자로부터 이 동영상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MSNBC에 따르면 미군은 당시 이 민간인 오폭 사건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미군 아파치 헬기 조종사 2명이 인근 교전지역으로 접근하던 이들의 망원렌즈를 RPG로, 카메라를 자동소총으로 오인해 공격했다고 결론지었다. AP통신이 입수한 조사 보고서는 “이들 미군의 작전은 정당한 것이었다”고 적시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당시 미 국방부에 동영상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으나 답변을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AP도 미 국방부에 이번 동영상의 진위 여부를 물었으나 즉각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위키리크는 이 동영상이 입수 당시 암호화돼 있었다고 밝혔다.

 아산지는 해외 주둔 미군의 도덕적 붕괴를 고발하기 위해 동영상을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영상은 전쟁 때문에 군인들이 도덕 붕괴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그들은 사람의 목숨으로 비디오 게임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영상에는 “오예, 저기 악당들 죽은 것 좀 봐. 나이스”등 조종사들의 대화내용이 그대로 담겨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심지어 조종사 가운데 한 명은 승합차 속 어린이들이 총격 받은 사실을 인지했던지, “어린이를 전쟁에 끌어들인 건 당신들의 잘못”이라는 말하기도 했다고 MSNBC는 전했다.  

 아산지는 아프간 등에서 촬영한 다른 동영상들도 추가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는 최근 해외에서 활동하는 미군의 활약상을 홍보하기 위해 ‘전쟁 포르노’ 동영상을 인터넷에 대량 유포해 논란이 돼 왔다. 

안석호 기자 sok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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