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원치 않는 서구식 개발과 맹목적인 서구문화에 대한 동경으로 사회적으로 분열되면서 공동체는 파괴된다. 이를 보면서 폭발적인 과학 발달이 후손들의 몫인 미래의 자원까지 소모한다는 우려와 함께 인류가 추구했던 궁극적인 행복이 라다크에 존재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박요왕 국방연구원 출판팀장 |
휴대폰이 없을 땐 조용히 책을 보거나 눈을 감고 잠을 자거나 명상에 잠기던 시절이 있었으나 지금은 그런 여유조차 없다. 문명의 이기들로 편리함을 얻고 있으나 반면 정신적인 피폐를 맛보고 있는 셈이다.
필자는 과거 동네서점에 자주 가곤 했다. 지금은 대학교 앞 거리에서도 서점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지만 당시엔 자그마한 동네에도 서점이 두서너 곳이나 있었다. 필요한 책이 없을 때에는 굳이 구입해 주겠다는 훈훈한 정을 가진 서점 주인들도 있었다. 며칠 후 서점에 가보면 정말 주인이 구해 놓은 책이 꽂혀 있었다. 그러나 주머니 사정으로 차마 구입하지 못한 후부터는 그 서점 앞을 지나가지 못하고 멀리 우회한 추억이 있다.
필자는 매월 급여의 2% 정도를 떼어 동네 책방에 들러 책을 산다. 마치 고향집 펌프에다 마중물을 부어 물을 퍼내듯 나 스스로에게 마중물 같은 ‘책 투자’를 하고 있다.
지금도 서점에서 구입한 책을 손에 쥐는 순간 먼저 책 냄새를 맡곤 한다. 화학 잉크지만 냄새를 맡는 순간 나는 벌써 정신적인 ‘라다크’를 찾아 떠나는 즐거운 여정을 시작한다.
박요왕 국방연구원 출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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