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미 꾸리에 대표 |
얼마 전 한국형 자기계발서로 3000억원 시장을 일구겠다며 기염을 토한 베스트셀러 출판사 대표의 말이 마음에 걸린다. “사회에 대한 분노는 사석에서 표출하면 되지 책에다 그것을 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것이다. 자신을 책임지고 관리하고 계발하라는 다그침 속에 ‘네 삶 밖의 세계’에 대해선 허튼 소리 말라는 위협이 담겨 있다. 탈락하든, 쫓겨나든, 절망하든 모든 것은 네 탓이란 의미다. 자기계발서를 포함한 ‘퍼스넬리티 산업’이 경쟁사회의 불안과 절망을 먹고 자라는 ‘좀비산업’이란 지적도 있다.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이 시대 ‘긍정의 전도사’들은 청춘의 아픔을 위무하는 제스처를 취하는 듯하지만 이 아픔이 지닌 사회적 원인에 대해선 철저히 입을 다물고 있다.
얼마 전 출간된 ‘긍정의 배신-긍정적 사고는 어떻게 우리의 발등을 찍는가’라는 책의 저자 바버라 에런라이크는 “모든 불평가들은 목소리를 높이자!”고 썼다. 제발 자기 탓하며 죽지 말고, 이 무력한 공동체에 책임 물으며 살아남으라고, 청춘들에게 권하고 싶다.
강경미 꾸리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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