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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동네 산책] 진정성이란 곧 감동

입력 : 2011-06-03 20:07:01 수정 : 2011-06-03 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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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이란 말을 괜스레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모호하고 이상한 단어라는 것이다. 그런데 가식과 거짓이 널려 있는 요즘 솔직한 속마음을 전하는 ‘진정성’이란 괜찮은 말인 것 같다. 어디에 붙여놔도 알아서 좋게 생각하게 하는 힘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진정성 있는 보도’에는 진실이 찍혀 있을 것이고, ‘진정성이 있는 프로그램’에는 진심이 담겨 있다. 필자가 맡고 있는 ‘기부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건 ‘진정성’이다. 예컨대 천원이란 돈을 모아, 많은 후원금을 만들어 내려면 시청자를 감동시키고 진정성을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에서 진정성이란 곧 감동이다.

이수연 KBS 작가
한 주인공의 인생을 다루는 프로그램 제작진 역시 ‘진정성’의 장인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모든 프로그램은 사실을 근거로 편집과 후반 작업이라는 가공을 거치기 때문에 리얼해 보여도 그게 전부라고는 볼 수는 없다. 감동 또한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인물을 다루는 방송 제작에서 진정성을 담으려면, 당연히 그 인물을 이해하고 감정에 몰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처음 알게 된 타인의 인생살이를 풀이하고 해석해 카메라에 담기란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그래서 평소에 읽어두는 게 여러 사람의 짧은 수기를 모아 만든 작은 책자 또는 인물 전기 등이다. 풍부한 독서량은 주인공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고, 조금 더 유연하게 표현할 수 있게 만든다. 다양한 인물들의 생각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수기집, 담백한 문체로 적힌 소소한 일상의 감정들, 그 거친 표현 안에서 느껴지는 진심과 평범함이 좋다.

모두가 새로운 것을 찾지만, 세상에 없던 이야기라면 감동할 수 없다. 압축하고 순서를 바꿔 약간의 조미료를 첨가해 만들어진 영상은 실제 존재하는 우리네 일상의 흔적들이다. 감동이 곧 진정성으로 불리는 시대, 그래서 감동을 위해 진정성을 만들어내는 TV라는 매체는 그 수단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제작자들은 오늘도 가슴에 담을 수 있는 사람 사는 이야기를 찾아 책동네를 뒤진다. 책동네엔 휴먼 드라마에 적합한 이야깃거리가 풍부하니까….

이수연 KBS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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