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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 현빈 홍보하듯 ‘관심사병’ 신경 썼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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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7-07 11:15:54 수정 : 2011-07-07 11: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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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2사단의 총기참사와 관련한 5일 군 당국의 조사 내용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귀신도 잡는다’는 국군 최정예 부대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 많은 국민이 기가 찼을 것이다.

이번 사건을 저지른 김모(19) 상병은 조사관에게 “너무 괴롭다. 죽고 싶다. 더 이상 구타, 왕따, 기수열외가 없어져야 한다”고 했다.

이강은 사회부 기자
부대원들한테 총구를 향한 주요 이유가 평소 집단 따돌림을 당한 데 대한 분풀이였음을 시사한다. 이 과정에서 김 상병은 총기와 탄약, 수류탄을 쉽게 손에 넣었다. 사전에 술을 마신 정황도 있었다. 
 
더욱이 그는 지휘관들이 특별히 신경 써야 하는 ‘관심 사병’이었음에도 사실상 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말 해병대가 맞나 싶을 정도로 관리가 허술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지난 3월 톱스타 현빈(본명 김태평·29)의 입대 후 해병대 행태를 떠올리면 새삼스럽지도 않은 일이다. 당시 해병대는 ‘현빈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훈련소 입소부터 훈련, 부대 배치 모습 등을 해병대 자체 블로그와 각종 미디어에 수시로 노출했다. 현빈한테만 ‘올인’하는 인상이었다. 한 번은 “현빈이 주·야간사격 훈련에서 만점을 받아 ‘특등사수’로 뽑혔다”고 자랑하면서도 당초 방침과 달리 ‘모병 홍보병사’로 활용하려다 비난여론을 자초했다.

반면 그 즈음 곪을 대로 곪은 내부의 환부를 도려내는 작업은 꾸물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올 초 해병대 병영에서 구타와 가혹행위, 기수열외 등의 문제점을 적발해 군에 관련자 처벌과 시정을 요구했지만 달라진 게 별로 없었다.

지난 5∼6월에도 사령관 음해 혐의로 장성 2명이 구속되고, 장교의 성추행, 민간 항공기 오인 사격 등 해병대의 기강 해이 사태가 잇따랐다. 병무청 면접 시 “해병대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 지원했다”는 김태평 이병의 요즘 심경이 궁금하다. 참담하지 않을까. 

이강은 사회부 기자 k 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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