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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동네 산책] 기대 이상의 전자책

입력 : 2011-07-29 17:01:59 수정 : 2011-07-29 17: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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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만드는 입장에서 보면, 수시로 바뀌는 독자의 성향을 따자잡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종이책 판매가 줄어든다는 우려가 있지만 동시에 희망의 대상이기도 한 전자책. 소비자로서 관심을 가진 지는 오래 됐지만, 아직 일반화되지는 않았다. ‘역시 종이책이야’를 되뇌던 내게 최근 구입한 태블릿 PC로 보는 전자책은 선입견과는 많이 달랐다.

김명희 (주)케이펍 대표
태블릿 PC를 구입한 후 케이스가 도착할 때까지 며칠간 태블릿 PC를 담은 것은, 책 발송용으로 쓴 서류 봉투(완충제가 들어간)였다. 그렇게 서류 봉투에 담아 들고 다녔으며 문서를 읽을 때는 독서대에 올려놓고 보았다. 서류 봉투에서 태블릿 PC를 꺼내 독서대에 놓고 보고, 며칠간 그렇게 하고 보니 문득 ‘어, 이건 종이책과 비슷하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류봉투에서 태블릿 PC를 꺼내는 것을 본 한 분이 ‘집에서 볼 때는 누워서 보게 돼요’라고 한다. 아, 그럴 수도 있겠네.

더 편했다. 재미있는 소설이어서 하루 만에 전자책으로 한 권을 다 읽었다. 중간에 색칠하거나 책갈피를 표시할 수도 있고 SNS로 내용을 전송하는 기능도 있다. 필기는 안되고 타이핑해서 메모하게 되어 있지만 누군가 그 기능을 곧 넣으리라.

그러고 보니 전자책이 종이책보다 못한 게 뭐지? 크기도 비슷하고, 무게도 두꺼운 책 한 권 수준이고, 두께는 책보다 얇고, 독서대에 놓고 보는 것은 물론, 누워서 봐도 되고, 책 가격은 종이책보다 조금 싸다. 배송을 기다릴 필요 없이 즉시 구매할 수 있고, 내용도 검색할 수 있고….

아직 아날로그적 감성이 100% 구현된 것은 아니지만 기대 이상이다. 미국에서 종이책보다 전자책이 더 많이 팔린 것을 이해할 수 있다. 그래도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종이책만의 장점이 있지만 생각보다 전자책을 즐겁게 소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전자책 시장은 아직 갈길이 멀다. 어디로 가야 하나. 이런저런 부정적인 전망을 잊고 소비자로서 우선 전자책을 있는 그대로 즐기려 한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김명희 (주)케이펍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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