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문제의 자료를 검토하면, 〈그림 1〉은 1980년과 2009년의 에너지원별 발전량 비중을 원도표로 나타낸 것으로서, 석유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대폭 감소한 대신 석탄과 원자력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표 1〉은 에너지원별 발전단가와 이산화탄소 배출계수를 표로 나타낸 것으로서, 석탄과 원자력의 단가가 현저히 낮고, 특히 이산화탄소 배출계수 측면에서는 원자력이 가장 낮고 석탄이 가장 높음을 알 수 있다. 논술의 기본기를 갖춘 학생이라면 이 정도는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내용일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학생들이 조금 더 잘 쓰기 위한 욕심을 유혹하는 함정에 있다. 그 유혹은 바로 아래 있는 원자력 산업의 안전문제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나타내는 제시문 (라), (마)와 이에 대한 학생들의 견해를 묻는 다음 문제에 있다.(문제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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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기장군 장안면에 있는 고리 원자력발전 1호기. 고리 1호기는 1978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우리나라 최초 원전이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학생들은 문제에서 요구한 대로 ‘〈그림 1〉에 나타난 우리나라의 에너지원별 발전량의 변화 원인을 제시된 〈표 1〉을 이용하여 추론’해야 하는데, 이외의 내용을 첨가하면서 내용의 초점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즉 이 문제에서는 〈표1〉과 〈그림1〉만 가지고 논의가 전개되어야 하는 것이다. ① 학생들의 욕심은 종종 이런 실수를 하게 된다. 표와 그림에서는 이런 내용이 존재하지 않는다. 나름대로 배경지식 차원에서 썼다고 할지라도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없기 때문에 ‘폼만 재는’ 문장이 되었다. ② 바로 이 부분이 (라), (마)의 제시문의 유혹에 넘어간 부분이다. 표와 그림에서는 원자력에 대한 위험도는 전혀 언급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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