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장 견책, 중대장 감봉…'솜방망이' 처벌 선임병의 폭행에 시달리던 이등병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두 달여 만에 상병이 초소에서 실탄을 쏴 자살을 시도해 부대 내 가혹행위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특히 구타로 자살한 병사의 지휘관은 견책이나 감봉 등 `솜방망이' 징계를 받아 가혹 행위 근절을 위한 군의 의지가 약하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15일 육군 31사단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0분께 전남 고흥군 포두면의 한 부대 해안 초소에서 이모(23) 상병이 총기로 자살을 시도, 병원에 옮겨졌으나 중태다.
위 사진은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련없음 |
군은 사고 현장과 이 상병이 치료를 받고 있는 병원을 통제하고 진상 조사에 착수했으며, 이 상병이 남긴 메모에 드러난 가혹행위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 16일에는 광주 광산구 모 중학교 숙직실 앞에서 김모(20) 이병이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 이병은 자대에 배치된 이후 제대를 앞둔 선임병의 구타와 폭언에 시달렸으며 부모의 항의에 다른 중대로 전출됐지만, 부대 인원이 많지 않아 선임병의 괴롭힘이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는 김 이병이 속한 육군 31사단에 대해 직권조사를 벌여 선임병에 의한 가혹행위와 중대장 등의 부대관리 미흡이 김 이병의 사망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해 사단장에게 형사ㆍ행정상 조치를 권고했다.
이에 31사단은 부대 관리 책임을 물어 중대장은 감봉 1개월에 대대장은 견책의 징계를 내렸다.
김 이병의 부모는 군인권센터를 통해 국가유공자로 인정해 줄것을 요청하는 한편,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할 계획이다.
선임병의 구타와 폭언 등 가혹행위로 인한 자살이 있은 지 불과 두달만에 또 불미스러운 사고가 터지자 군은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특히 이날 총기사고는 근무 시간이 아닌데도 벌어져 부대 내 총기와 탄약관리에도 허점을 드러냈다.
31사단 관계자는 "지난 두달간 가혹행위 근절을 위해 부대 진단과 인성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며 "부대 병사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