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대구 수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전 9시께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이 아파트 7층에 사는 중학교 2학년 A(14)군이 숨져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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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군은 A4용지 4장 분량의 유서에서 같은 반 친구 2명의 실명을 거론하며 "(게임을 게을리 하면) 물로 고문하고 모욕을 하고 단소로 때리고 우리 가족을 욕하고 공부를 못하도록 문제집을 다 가져가고...학교에서도 몰래 때리고 온갖 심부름과 숙제를 시켰다"고 털어놨다.
A군은 특히 부부 교사인 양친이 집을 비운 낮시간에 이들이 거의 매일같이 집에 찾아와 이 같은 일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A군은 이때문에 학업을 게을리하며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심지어는 이들을 위해 부모 몰래 아르바이트까지 할 수 밖에 없었고 부모님으로부터 꾸중을 들었지만 보복이 두려워 부모님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고 공개했다.
A군은 이어 "(친구들은) 라디오 선을 뽑아 제 목에 묶고 끌고다니면서 떨어진 부스러기를 주워먹게 했고 오른쪽 팔에 불을 붙이려고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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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A군이 동급생들의 상습적인 괴롭힘을 참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A군이 다니는 중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인 뒤 위법사실이 확인되면 전원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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