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10시 방송되는 KBS1 ‘환경스페셜-철거촌 고양이’는 철거촌에 사는 아기 고양이의 시선으로 도시 한가운데에 버려진 고양이들의 삶을 전달한다. ‘철거’라는 붉은 글씨가 쓰인 서울시 마포구 대흥동의 한 마을에는 사람들이 떠난 뒤 길고양이들의 ‘밥줄’이었던 쓰레기가 사라졌다.
철거촌에 사는 길고양이들은 그 흔한 쓰레기조차 없는 곳에서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다. |
이들은 영역에 대한 집착 때문에 철거촌을 떠나지 않는다. 철거촌의 공사 가림막은 도시의 위험을 차단해주는 담장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곳에는 먹을 것이 없다. 배 속에 품은 새끼들 때문에 유독 먹이 구걸에 열성이었던 한 암컷 고양이는 출산이 임박하자 철거촌을 빠져나갔지만 결국 홀몸으로 돌아왔다.
어미는 여섯 마리의 새끼를 낳자마자 사람들에게 잡혀가 중성화수술을 받았고, 그 사이 새끼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왼쪽 귀 끝이 잘린 어미는 사람들을 경계하며 철거촌에 은둔하고 있다.
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10∼15년이지만 길고양이는 5년 이상을 살지 못한다. 길에서 태어난 새끼들은 영양부족으로 질병에 쉽게 감염돼 절반 이상이 3개월 안에 죽는다. 프로그램에서는 도시의 잉여 생명인 길고양이들의 삶의 현장을 아역 배우 김유정의 내레이션으로 전달한다.
이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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