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23개서 29개로 늘어 올 신축·확장 7곳… 수도권 집중
현역이용 22% 그쳐… 취지 무색, 총리실·감사원, 이용실태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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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국방부가 국회에 제출한 ‘체력단련장(골프장) 운영현황’에 따르면 현재 군이 전국에서 운영 중인 골프장은 모두 29개(320홀 규모)로, 면적은 12.3㎢(374만평)에 달한다. 이는 1999년(23개 골프장·총 면적 8.9㎢)에 비해 면적이 무려 3.4㎢나 증가한 것이다.
군 골프장은 1960년 건설된 서울 태릉 국방부골프장을 포함해 1970년대까지 6곳에 불과했으나 이후 급격히 규모를 키웠다.
1980년 전두환 정권이 들어선 뒤 경기 화성 국방부골프장, 수원 공군골프장 등 8곳이 는 데 이어 1990년대 노태우 전 대통령을 거치면서 23곳으로 급증했다. 2000년대 이후에는 여주 국방부골프장 등 6곳이 새로 생겼다. 군 골프장은 주요 병력이 배치된 강원도나 경기북부보다는 서울과 인근 지역, 3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 주변에 집중됐다. 올해 새로 짓거나 확장 중인 군 골프장은 평택시 오산 공군골프장(신설), 과천 국방부골프장(신설), 충남 계룡시 구룡 육군골프장(9→18홀 증설), 평택 해군골프장(9→18홀 증설) 등 7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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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반기 기준 군 골프장 이용현황에 따르면 전체 이용객 103만6997명 가운데 현역은 22%인 22만7915명에 그쳤다. 반면 예비역과 민간인 이용객은 65%(67만6613명)에 달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군 골프장이 예비역들을 위한 시설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10년에는 천안함 폭침 다음날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가 예비역 대장 신분으로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기도 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김광진 의원은 “군은 골프장을 체력단련장으로 지칭하면서 설립목적이 체력 증진이라고 변명하지만 실상은 다르다”면서 “매년 수백억원의 예산이 예비역을 위한 시설에 들어가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 골프장은 전시에 군수물자를 야적하거나 숙영지로도 운영된다”면서 “군 골프장을 이용하지 못하는 병사들을 위해 풋살경기장을 89개로 늘리는 등 복지사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실과 감사원은 최근 공직기강 문제와 관련해 국방부 군 골프장 이용현황을 조사하고 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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