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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1/2 ①] 정선희의 침묵과 복귀…누가 돌을 던지나

입력 : 2010-04-03 13:43:08 수정 : 2010-04-03 13:4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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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사그라지는가 싶더니 또다시 소문들이 모락거린다. 개그우먼 정선희를 향한 여론의 냉랭한 반응이 여전히 매섭다.

지난 2008년 남편인 배우 안재환의 충격적인 자살에 이어 절친한 사이였던 배우 최진실까지 스스로 죽음을 택하며 그의 곁을 떠났다. 한 달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그리고 최근 친구의 동생인 故최진영까지 누나와 같은 방법으로 세상을 떠났다. 정선희는 가장 사랑했던 남편과 절친했던 친구와 또 친구 동생의 죽음까지 지켜보고 있다.

고인은 말이 없고 죽음을 둘러싼 공방 그리고 계속되는 의혹과 비난들이 난무하고 있다. 주로 정선희의 시댁과 연관된 일이다. 장례가 끝나고 정선희의 시댁은 언론을 통해 ‘정선희를 출국금지 해야한다’, ‘방조한 책임을 물어 고소를 하겠다’, ‘방송 복귀를 반대 한다’ 등의 입장을 표명하는 동안 정선희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최근 故안재환의 모친이 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또다시 정선희와 유족 간의 불편한 관계는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누구를 ‘탓’하기 시작하면 매우 상황은 복잡해진다. 몇 년 사이 벌어진 스타들의 죽음은 묘한 연장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굳이 따진다면 故최진영의 자살 원인은 2년 전 먼저 자살한 故최진실과 큰 연관이 있으며 故최진실의 죽음을 향한 원망은 전 남편 조성민과 앞서 죽은 故안재환 그리고 정선희까지 뻗어있는 양상이다. 이는 故최진실의 자살 원인이 故안재환과 관련된 ‘사채설’이 때문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사회 단체들의 비난에 ‘친권을 포기하겠다’는 기자회견을 열며 가까스로 면피한 조성민을 제외하면 어쩌면 이들을 엮고 있는 연결고리에 남은 정선희 하나 뿐이다.

무엇보다 하루 빨리 직접 의혹들을 해명하고 나서는 것이 고인의 죽음 후에 마치 진흙탕 싸움을 연상케 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종결시키는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정선희는 침묵을 유지한 채 7개월 만에 SBS 라디오 DJ로 복귀한 후 올해 초에는 TV 예능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았다.

정선희는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으나 무성한 소문에 대해 “사실과 다른 부분이 너무 많았다”면서 “오죽하면 기자회견 하는 연습도 하고, 기자회견을 하는 꿈도 꿀 정도였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동안 많은 루머 등에도 침묵을 지켰던 이유에 대해서는 “고인에 대한 예의 때문에 무언가 말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은 고맙지만, 우리가 살아왔던 것은 우리 둘이 아니면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

정선희는 빚을 지고 세금도 체납되는 등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제적인 상황인)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개그우먼이니 그런 사실도 재미있게 소화하려고 한다”며 “돈을 빌려준 사람들을 위해서도 항상 기도하며 갚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컴백은 일종의 생존이며 책임이기도 했다.

너무 빠른 복귀였을까. 아직도 그를 향한 ‘불편한 시선’이 많다. 인터넷 상에서는 ‘왜 침묵하는 지 이해가 안 간다’, ‘TV에 나와 웃는 모습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는 등 마치 ‘마녀사냥’을 연상케 하는 부분별한 비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어쩌면 일각에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에 관련, 무언가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관과해서는 안될 일은 제3자들은 모른다는 것이다.

정선희는 “내가 삶을 포기한다 해도 모든 것을 해명하고 죽어도 여전히 루머와 추측이 난무할 거라는 생각을 했다”며 힘들게 지금까지 버텨온 사연을 털어놨다. 한 네티즌은 정선희에 대한 비난에 대한 자성을 촉구하며 “정선희가 어떠한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잠잠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또 다른 의혹과 또 다른 원망은 만들어질 것이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분노의 대상을 만드는 것이 슬픔을 잊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적개심을 불태우며 정선희를 너무 몰아가는 양상이 안타깝다’고 말한 한 네티즌의 자조적인 목소리가 그리고 ‘남겨진 이들에게 억측과 비난으로 향한 분노의 손가락질을 도대체 누가 얼마나 죽어야 멈출 것인가’라는 한 연예 관계자의 안타까운 심경이 자살이 난무한 지금의 시점에서 다시 한 번 곱씹어봐야 할 필요를 느낀다.

[관련기사] [WE+ 1/2 ②] "정선희의 방송 봐야하나"…연이은 퇴출 논란

결혼한 지 1년도 안 돼 ‘선희야 사랑해’로 시작하는 유서를 남긴 故안재환은 아내 곁을 떠나는 자신의 심정을 전하려는 듯 곳곳에 '미안하다'고 적었다. 특히 자살과 관련, 아내인 정선희에게 질책이 쏟아질 것을 우려하는 듯한 글도 덧붙였다. 이 시점에서 故 안재환이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긴 ‘국민여러분, 선희는 잘못 없어요. 예뻐해 주세요’라는 말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 두정아 기자 violin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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