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110m 허들 |
29일 열리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10m 허들 경기는 이 대회 가운데 가장 경쟁이 치열한 종목이다. ‘빅3’인 다이론 로블레스(12초87·쿠바)와 류샹(12초88·중국), 데이비드 올리버(12초89·미국)가 세계기록 1∼3위를 달리고 있는데, 이들의 기록 차는 불과 0.01초. 한번 호흡을 잘못하거나 허들을 잘못 타면 메달 색깔이 바뀐다.
2008년 6월까지 세계기록 보유자였던 ‘황색탄환’ 류상은 이번 대구대회에서 명예회복을 노린다. 로블레스나 올리버와 달리 그는 이웃 나라인 한국에서 대회가 열리는 만큼 기후나 환경 적응에 문제가 없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올림픽 무대를 제패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안방무대였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자국민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지만 아킬레스건 통증으로 레이스를 포기해야만 했다. 수술과 오랜 재활을 거쳐 그가 다시 성공적으로 복귀한 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그는 이 대회에서 13초09로 다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올해 5월 열린 상하이 다이아몬드리그에서도 13초07을 기록하며 18연승 중이었던 올리버를 제쳤다.
현재 세계기록 보유자인 로블레스는 ‘젊은피’로 승부를 건다. 로블레스는 2008년 6월 체코 오스트라바에서 열린 골든스파이크 국제육상대회에서 류샹의 세계기록을 0.01초 앞당기며 우승했다. 이어 두 달 뒤 열린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12초93을 기록하며 시상대의 맨 위에 올랐다. 그는 이달 초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 다이아몬드리그에서도 13초04로 1위를 차지하며 기세를 올렸다. 최근에야 육상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올리버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10m 허들 예선 경기에 참가한 류샹(가운데)이 28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허들을 힘차게 뛰어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
로블레스 올리버 |
이들은 28일 예선 경기 이후에도 상대를 자극하며 신경전을 펼쳤다.
예선 기록 12초94로 세 명 중 가장 먼저 골인 지점에 들어온 올리버는 “오늘 잘 달린 것 같은데 예선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일단은 결승에 올라가는 게 목표”라며 “내가 우승한다면 정말 좋을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로블레스(13초04)가 “오늘은 빨리 달릴 필요가 없는 날이었다”고 말하자 류샹(13초00)은 “예선은 중요하지 않고 몸을 푸는 차원에서 뛰었다”며 맞불을 놓았다.
조민중 기자 nthepeop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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