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엔 6%대 증가율 예상 엔저를 비롯한 대외악재로 상반기 수출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하반기에는 미국의 경기회복과 조선산업의 호조 전환에 힘입어 상반기보다 수출 증가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기관은 6%대 증가율까지 점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상반기 수출액이 작년 동기보다 0.6% 늘어난 2767억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발표했다. 상반기 수입은 2.6% 감소한 2571억달러로 무역수지는 196억달러 흑자를 냈다. 산업부 권평오 무역투자실장은 “세계경기 회복 지연과 엔저 등 여러 대외 악재에도 우리 수출이 비교적 선전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2월 이후 4월을 빼고 조업일 하루 평균 수출액이 20억달러를 웃도는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산업부는 하반기 수출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미국의 경기회복 추세로 세계적인 수요가 증가하고, 60억∼70억달러 규모의 인도 물량이 예정된 선박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서 상반기보다 나은 실적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권 실장은 “상반기에는 선박 수출이 부진한 탓에 수출이 소폭 증가에 그쳤지만, 하반기에는 (작년 하반기 저조한 수출과 비교한) 기저효과와 선박 수출 인도 예정 물량 등을 고려할 때 증가세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하반기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1% 줄어 부진이 두드러졌다.
경제연구기관들도 하반기 수출 회복세를 점치고 있다. 산업연구원과 한국무역협회는 정보기술(IT)을 비롯한 수출 주력품목 호조로 각각 6.5%, 6.7% 늘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를 비롯한 출구전략과 엔화 약세 심화,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등 불안요인도 여전해 장담하기는 힘든 현실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본과 경합도가 큰 철강, 석유화학, 일본에 수출하는 농수산물 업체에서 엔저 여파가 가시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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