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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수술’ 사전허가로 바꿔 엄격 제한

입력 : 2011-01-22 00:30:32 수정 : 2011-01-22 00:3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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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중증환자만 대상… 임상시험 동의서 받아야
안전성 여부 최종 결론은 내년 6월까지 유보키로
송교수 “이견 있지만 수용”
그동안 안전성 논란을 빚었던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사진)의 ‘카바수술’(CARVAR·종합적 대동맥 판막 및 근부성형술)이 엄격히 제한된다. 전문가들은 카바수술이 기존에 검증된 대동맥판막치환술에 비해 안전·유효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사후 수술허가이던 것을 사전허가로 바꿨다. 수술대상도 이전 경·중증환자에서 중증환자로 제한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1일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를 개최해 이같이 카바수술을 엄격히 제한해 실시하고 이를 관리하기 위한 체계를 마련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카바수술을 할 경우에는 수술동의서 대신 임상시험 동의서를 받아야 한다.

평가위원회는 수술 부적합 환자는 397명 가운데 39명으로 확인했다. 또한 카바수술 후 심내막염 발생 환자는 16명, 재수술 환자는 20명, 수술 후 잔존 질환이 있는 환자가 49명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평가위원회는 또 2009년 5월 “애초 3년 후 재평가하자”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결정사항을 존중해 남아있는 비급여 기간인 2012년 6월까지 안전·유효성 검증에 필요한 전향적 연구를 실시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카바수술은 안전성 여부에 대한 최종 결론을 미룬채 종전처럼 당분간 건강보험 비급여 적용은 계속 받게 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카바수술은 경증환자도 받았지만 앞으로는 중증환자만 대상으로 이뤄진다”며 “‘카바수술전문가자문단’이 정한 가이드라인에 맞는 환자만 시술하고 연구대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이날 심의결과에 대해 “안전성·유효성에 관한 세부적인 쟁점사항에 대해 이견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수용한다”며 “앞으로 카바수술 임상시험의 연구책임자를 맡아 공정한 결론을 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카바수술은 송 교수가 1997년 개발한 심장수술법이다. 이는 손상된 심장판막을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기존 수술법과 달리 판막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특수제작 링(SS Ring)으로 판막 주위를 고정시켜 판막기능을 복원해내는 수술법을 말한다. 지금까지 700여건의 수술이 진행됐으며, 기존 수술의 부작용을 줄이는 것은 물론 수술 후 평생 약물을 먹지 않아도 된다는 점 때문에 판막질환이나 대동맥근부질환 등 심장질환자들로부터 선호되고 있다.

‘송명근 사태’로까지 불리는 카바수술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해 2월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하 보건연)이 “카바수술을 일시 중단하고 정밀조사를 벌여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중간보고서를 당시 보건복지가족부에 제출하면서 공론화됐다. 그러나 이전부터 송 교수의 독주와 이를 견제하는 심장전문의 간에는 갈등의 골이 깊어 이 같은 사태는 예견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송 교수는 2007년 6월 18년간 재직하며 명성을 날리던 서울아산병원을 떠나 건국대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건국대병원 측은 대학병원으로는 처음으로 그의 이름을 딴 ‘송명근 교수 심혈관외과클리닉’을 신설했고 환자들이 몰렸다. 하지만 건국대병원 내 심장내과 교수들이 이 수술법의 부작용을 공식적으로 거론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들은 송 교수의 주장과 달리 카바수술을 받은 환자 중 10여명 이상이 재수술을 받았거나 심지어 사망한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카바수술 후 부작용을 보고하기도 했다.

이후 대한심장학회도 가세해 카바수술 중단을 요구하며 송 교수 측을 압박했다. 이처럼 양측의 갈등이 불거지자 보건연은 2009년 6월부터 흉부외과 3명, 심장내과 3명, 기타 분석 전문가 5명으로 실무위원회를 구성, 안전성 평가작업을 벌여왔다.

논란의 핵심은 카바수술로 인한 사망 등 부작용 여부다. 보건연 측은 이와 관련해 “부작용도 있는 만큼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연구원은 근거로 송 교수가 2007년 3월∼10월 서울아산병원에서 시술한 카바수술 26건, 2009년 6월15일∼11월30일 건국대병원에서 시술한 카바수술 101건을 조사한 결과 부작용이 각각 10건과 16건, 사망자가 3건과 2건으로 기존 심장판막치환술(부작용 5% 안팎, 사망률 1% 미만)에 비해 높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송 교수 측은 “이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2007년 10월부터 2010년 1월까지 실시한 카바수술 402건을 분석해 보면 대동맥 판막질환으로 수술받은 252명 중 사망한 경우는 없었으며, 대동맥근부 질환으로 수술한 131명 중 5명이 숨져 3.8%의 사망률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이후 양측은 사망률 등 수치를 내세우며 팽팽히 맞서왔다.

박태해·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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