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군에 따르면 속초함은 지난달 26일 천안함이 침몰한 뒤 1시간여가 흐른 오후 10시57분께 사격통제레이더상 북쪽으로 올라가는 물체에 76mm 함포를 5분간 130여발 발사했고 추후 확인 결과 미확인 물체는 새떼였다고 발표했다.
이날 오전 사고발생 해역에 인접한 연화2리의 어민 김명식(45)씨는 이와 관련 "새떼가 밤에 날아다니는 것을 본 적이 없고 해군이나 해병대가 새떼에 총을 쏜 것도 못 들어봤다"라고 말했다.
집 앞마당에서 텃밭을 가꾸던 김규현(77.연화2리)씨도 "새떼가 날아다니기는 하지만 백령도에 평생 살면서 새떼에 포격을 했다는 것은 금시초문이다"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이금자(67.여)씨는 통상 군이 사격훈련을 하면 주민들에게 접근 금지구역을 사전 통보하는데 이번에는 통보없이 포격을 했다며 당시 포격이 돌발적인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씨는 "저녁 7~8시쯤 기러기가 V자 모양으로 날아가는 것을 최근 3차례 정도 봤지만 지금까지 새떼를 비행기로 착각하고 쏘았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백령도가 고향인 최홍일(73.진촌리)씨는 "사고 당일 집에 있었는데 5~10분가량 이어지는 포격 소리를 들었다. 평생을 섬에 살았지만 새떼를 향해 군이 발포했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며 군의 `새떼 해명'에 의혹을 제기했다.
사고 당일 해병대가 전투준비를 한 것으로 추정되는 얘기도 나왔다.
해병대 6여단 인근에 사는 권모(36)씨는 "당시 집에 있었는데 포격 소리가 10분가량 나고 탱크 시동 거는 소리도 나서 무서웠다. 사고 소식을 접하지 않았다면 그냥 훈련을 하는가 보다 했겠지만 그게 아니어서 두려웠다"라고 털어놨다.
군은 이번 발포에 대해서 새떼로 판단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요소들을 하나하나 검증한 뒤 판단했고 , 해군 함정들이 과거에도 대간첩작전을 하다가 새떼를 표적삼아 발포한 적이 있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새떼를 향해 발포를 했다는 군의 설명에 백령도에 오래 산 주민들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고 군이 속초함의 당시 구체적 임무와 천안함과 교신일지 등을 속시원하게 밝히지 않아 사고 당시 정황에 대한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연합>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