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방송된 MBC ‘뉴스 후’ 보도에 따르면 수진양은 이 사건이 불거진 후 가해 학생과 부모들에게 시달리다 경찰 수사 직후인 2005년 1월 어머니와 함께 도망치듯 서울로 올라왔다.
수진양은 당시 극심한 불안증세와 공황장애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수진양은 서울에서 받아주는 학교가 없어 한 달 정도 학교를 다니지 못했다. 수진양의 변호인들까지 나선 끝에 서울의 한 공립고등학교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전학간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가해 학생 부모들이 학교를 찾아오는 일이 발생했다.
전학 간 학교에서도 성폭행 피해자라는 사실이 알려진 수진양은 그 일의 충격으로 휴학을 한 뒤 전화번호를 바꾸고 이사까지 했다. 심한 우울증세가 다시 찾아왔고, 탈이 날 때까지 음식을 마구 먹는 ‘섭식장애’까지 생겼다. 결국 수진양은 지난달 아무 말도 없이 가출했다고 어머니가 전했다.
피해자인 수진양과는 달리 가해 학생들은 단 한명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다. 울산지검은 20명을 처벌대상으로 추려 그중 10명을 부산지법 가정법원 소년부로 보냈으나 이 중 5명만 소년원 보호처분을 받았을 뿐이다. 3개 고교의 가해 학생 중 학내에서 징계를 받은 학생도 1개교 7명으로 사흘간 교내봉사활동에 그쳤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