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닷컴] 각 언론사들이 12일 마지막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큰 변동없이 이명박 후보가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네티즌들은 후보들의 이합집산과 ‘정·문 단일화’에 여전히 관심을 보이면서도 13일 방송되었던 군소후보 TV토론회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또한 한나라당이 ‘박영선 BBK 동영상’과 관련해 네티즌들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이어졌다.
- ‘박영선 BBK 동영상’에 네티즌들 “나도 고소하라” 반발
한나라당이 이른바 ‘박영선 BBK 동영상’과 관련해 언론사와 네티즌들을 고발 대상으로 넣겠다고 선포하자 네티즌들이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박영선 BBK 동영상’은 대통합민주신당 박영선 의원이 MBC기자로 재직하던 지난 2000년 11월 서울시청 앞 삼성생명 17층에 있었던 BBK 사무실에서 이명박 후보를 인터뷰했던 장면을 재편집한 동영상으로 김경준씨도 함께 등장한다.
한나라당은 “검찰수사 결과 이후보가 BBK와 무관하다고 밝혀졌는데도 마치 관련이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동영상은 결국 선거법 위반으로 허위사실 공표죄와 후보자 비방죄에 해당된다”고 밝혔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 동영상에 대해 “비방과 허위사실을 담은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티즌들은 이에 “나도 동영상으로 올렸으니 나를 고발하라”라며 “자유로운 인터넷 공간이 선거법으로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선거에 흥행을 책임져야 할 한나라당이 시대를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은 이해하지 못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 이명박후보 인터넷 광고 ‘이후보가 사라졌다’…정동영후보, BBK 적극 거론
이명박 후보 인터넷 배너광고에서 이후보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10초만 지켜봐주세요”라고 시작하는 이후보 광고는실종자들의 이름과 실종 장소, 특징 등을 거론하며 “이들이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지켜봐주세요”로 마무리한 후이후보에 대한 거론은 ‘함께하겠습니다. 기호 2번 이명박’이란 문구만 짧게 나온다. 얼핏보면 대선후보 광고라기보다는 공익광고에 가까운 형태다. 일부 네티즌들은 마지막 여론조사까지 40%를 유지한 이후보가 공격과 수비의 거친 내용보다는 국민에게 다가간다는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했다.
이와 반대로 정동영 후보측은 ‘안아주세요’ 캠페인 광고와 더불어 논란이 되고 있는 ‘박영선 BBK 동영상’을 적극활용한 인터넷 광고를 하고 있어 ‘BBK 논란’ 재점화를 비롯해 막판 추격전을 펼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대선 막판까지 UCC 실종
UCC는 새로운 참여, 활력의 기운을 얻어 오프라인을 데울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됐지만 이번 대선에서의네티즌 참여도는 썰렁하다. 각 후보 사이트에는 눈에 띄는 UCC를 찾아보기 힘들며 출처도 자체 제작인지 스크랩한 영상물인지도 불분명하다. 오히려 네티즌의 참여를 기다리기보다 아예 발벗고 자체 영상을 제작해 제공하고 있다.
네티즌들과 각 캠프 홍보담당자들은 원인을 선거법에서 찾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선거법 위반을 피해 문제가 될 만한 동영상은 미국의 UCC사이트 유투브에 올려지고, 국내에서는 그것을 다시 국내 사이트에 퍼오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이러한 이유로 네티즌들은 UCC를 입체적으로 보지 못하고 선거 캠프용 감동 없는 UCC만 접하게 됐다는 평이다.
강장묵 세종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2007년 대통령 선거라는 참여의 잔치에 진정한 UCC는 없다”며 “몇 년 사이 인터넷 세상은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대선을 앞둔 지금 네티즌은 쌍방향이 아닌 일방향 정보만 있다”고 분석했다.
- 네티즌, 군소후보 허경영에 열광(?)
13일 열린 군소후보 TV토론회후 네티즌들은 관심은 온통 허경영 후보에게 쏠렸다. 이미 이색공약으로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은 허후보는 최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혼담이 오간 사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박근혜 전대표측으로부터 지난 11월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당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개최된 TV토론회 후 디시인사이드 갤러리나 미디어다음 아고라광장, 올블로그 등에서는 허경영에 대한 글이 속속 올라오고 미니홈피에는 1만명이 넘는 방문객과 1천여건이 넘는 방명록 글이 달리는 등 폭발적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네티즌들은 이를 단순히 ‘재미’수준으로만 보고 아무리 군소후보라 할지라도 제대로 된 정책 토론이 되지 못한 사실에 대해 안타까워 했다.
한 블로거는 “허경영만 웃기는 것이 아니다. 대선 판도 자체가 개그”라며 허후보에 대한 네티즌들의 열광이 사실은 흥행성 떨어지는 이번 대선에 대한 조롱이라고 비판했다.
- 대선 후보 왕따의 현장?
최근 열렸던 '2007대선후보TV토론' 현장의 사진이 네티즌의 도마 위에 올라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문제의 사진은 토론 전, 각 후보들이 나란히 서서 손을 잡고 있는 장면. 하지만 정동영 후보는 바로 오른쪽 옆에 있는이명박 후보의 손을 잡지 않고 팔을 뻗어 그 건너에 있는 이회창 무소속 후보의 손을 잡고 있다. 사진 속의 이명박 후보는 정동영 후보와 이회창 후보가 맞잡은 두 손위에 오른손 하나만 어색하게 올려놓은 모습이다.
네티즌들은 해당 사진 기사에 “얼마나 싫으면 대놓고 그랬을까” “왕따의 현장을 보고 있다” “대선 후보들이 이리 큰 웃음을 줄지 몰랐다”며 수 백개가 넘는 댓글이 이어지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정동영 후보의 이러한 행동이 처음은 아니라며 바로 옆에 서 있는 이 후보의 손을 끝까지 잡지 않는 모습에 ‘의지의 정동영’이라 치켜세우기도 했지만 또다른 네티즌은 “대선후보들이 싸우고 난 뒤 삐쳐서 쳐다보지도 않으려는 초등학생 같아 유치해 보인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 문국현 후보 홈페이지, 이명박 후보 홈페이지에 1위자리 내줘
지난 10월 이후 대선 출마 정치인들중 홈페이지 정치인 분야 1위를 압도적인 점유율로 차지하고 있던 문국현 후보가 11월 마지막 주에 이어 2주째 이명박 후보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랭키닷컴 순위정보에 의하면 문 후보는 10월이후 50%에 가까운 압도적인 분야 점유율로 대선 후보 사이트들 중에 1위를 줄곧 유지했다. 그러나 10월 4째주에 이 후보가 순식간에 전체 순위 402위를 뛰어오르면 분야점유율 44.60%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전주에 비해 문 후보는 20% 가까운 점유율이 내려앉았고 이 후보는 21%가 넘는 분야 점유율을 올린 것이다.
특이한 것은 문후보의 사이트가 일평균 페이지뷰에서 이후보에 비해 3배 가까이 됨에도 불구하고 방문자수는 거꾸로 이후보가 문후보보다 4배 가까이 되어 문후보측 지지자들의 충성도가 더 높은 것으로 보였다.
/ 유명준 · 두정아 기자 violin80@segye.com 팀블로그 http://com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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