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세계일보 보도를 통해 전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경제5단체 주최 '제 18대 국회의원 당선 축하 리셉션'에서 이 의원이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실업자나 서민들’이라는 취지의 발언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 의원과 이명박 대통령이 형제라는 점을 내세워 잇따라 이의원의 홈페이지를 공격하는 바람에 한때 홈페이지가 다운되고 자유게시판에는 2000건이 넘는 댓글이 달리는 등 사태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정치권도 일제히 논평을 내고 이 의원의 발언을 비난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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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결과 브리핑’을 통해 “국민을 무시하는 데는 형과 동생이 다 같다. 두 형제분의 눈높이는 잘 맞는 것 같은데 두 분과 국민과의 눈높이는 하늘과 땅 차이인 것 같다”고 비난했다. 또 “청와대 수석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촛불집회에 잠행하는 일이 많다고 들었는데, 이 분들은 도대체 어떤 것을 보고 어떤 말을 듣는지 궁금하다”면서 “이상득 의원은 일자리가 없어서 힘든 국민을 모욕하고 또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국민을 모독한 것이다”고 말했다.
같은당 박영선 최고위원은 “이 의원의 발언을 눈을 씻고 다시 봤다. 국민 폄하발언이다”면서 “이것이 한나라당의 시각이고 이 정권의 시각”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유모차에 탄 아이들이 실직했느냐, 촛불이 꺼지지 않는 원인이 여기에 있다”며 “이런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통합민주당 문학진 의원도 ‘형제는 용감했다, 국민 무시 이명박 가(家)’라는 성명을 내고 이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문의원은 “이의원의 발언은 ‘미국산 쇠고기 마음에 안 들면 적게 사먹으면 되는 것 아닌가’라는 어이없는 대통령 발언과 너무도 흡사한 철학적 동일성이 있다”고 규정하고 “이 두 분 형제가 대한민국 정치인이라는 것이고, 이런 분들이 어떻게 국민을 섬기고 나라를 이끌어갈지 걱정이라는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민주노동당은 ‘이상득 의원은 어느 나라에 살고 있나’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은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다”며 “눈으로 보고도 무엇인 줄 모르고, 귀로 듣고도 무슨 소린 줄 모르는 이 의원이 안쓰럽다. 한 달이 넘도록 전국 곳곳에서 연인원 수십만, 아니 수백만의 시민들이 광우병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하고,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오만과 독선을 질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자유선진당도 ‘이상득 의원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는 논평을 발표했다. 선진당은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이 권력의 치마폭에 휩싸여 진정 위중한 상황을 모르는 것인가”라고 묻고 “이 의원의 덜 떨어지고 천박한 상황인식에 분노를 넘어 전율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네티즌과 정치권의 비난이일자 이상득 의원은 홈페이지에 발언의 취지가 잘못 보도됐다고 주장하며 사태진화에 나섰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홈페이지에 전날 열린 ‘제 18대 국회의원 당선 축하 리셉션’에서 발언한 동영상을 공개하고 해명 글을 게재했다. 이글에서 이의원은 “일부 언론의 보도는 발언의 취지와 다르다”면서도 “그러나 저의 발언으로 마음 상한 분들이 계시다면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촛불집회가 쇠고기 문제뿐만 아니라 여러 불만이 복합적으로 표출된 것이고, 집회 참석자 중에는 일자리가 없는 젊은이, 고물가에 어려움 겪는 서민, 기업경영이 어려운 중소기업인들도 있을 것이란 말을 한 것”이라며 “발언의 전체가 아닌 일부 단락을 가지고 문제삼는 건 안타깝다”고 밝혔다.
장원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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