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중국의 두 얼굴 '베이징-상하이'…같은 나라, 다른 문화

입력 : 2008-07-04 18:28:42 수정 : 2008-07-04 18:28:4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중국의 두 얼굴/양둥핑 지음/장영권 옮김/펜타그램/1만6000원

양둥핑 지음/장영권 옮김/펜타그램/1만6000원
“베이징이 군자의 도시라면 상하이는 신사의 도시이며, 베이징 사람은 허풍이 세고 상하이 사람은 쩨쩨하다. 베이징에선 연줄로, 상하이에선 계산으로 승부해야 한다.”

‘중국의 두 얼굴’은 중국의 라이벌 도시인 베이징과 상하이에 대한 이야기다. 베이징 사람과 상하이 사람 각각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할 뿐만 아니라, 양자를 비교해 가며 두 도시 특유의 문화적 전통과 배경이 어디서 유래했는지를 재밌게 펼쳐 보이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북방과 남방의 대표주자라 할 베이징과 상하이는 역사, 문화, 전통,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생활풍속까지도 완전히 다르다. 1930년대에 벌어졌던 ‘경파-해파 논쟁’(베이징의 문화계 대가들이 상하이 문인들을 ‘해파’라고 부르며 조롱한 데 대해 상하이 문화계가 반격하면서 시작된 논쟁)을 비롯해 두 도시 사람들은 서로에 대한 미묘한 경쟁과 견제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예를 들면 경파 문화를 형용하는 말에 ‘귀족적’ ‘고상함’ ‘엄숙함’ ‘전통적’ ‘아카데미즘’ ‘정치색 짙은’ 등이 있다면, 해파 문화를 형용하는 말에는 ‘세속적’ ‘대중적’ ‘오락적’ ‘공리주의’ ‘상업화’ ‘모던’ ‘식민지적’ 등이 있다.

두 도시인의 특성을 보면 전형적인 남방과 북방지역의 문화가 묻어난다. 서로 다른 사회문화적 전통, 유전적 요인 등에 의해 체격·심리·생리 등 여러 면에서 기본적인 차이를 보이게 된다. 북방 사람은 키가 크고 체격이 건장하며, 성격이 호방하고 열정적이다. 그들은 영웅호걸을 노래하는 경극을 좋아한다. 음식은 면류(麵類) 위주이며, 대파·마늘·고추 등 매운 것을 좋아한다. 반면에 남방 사람은 북방 사람에 비해 몸집이 왜소한 편이지만, 민첩하고 몸놀림이 빠르다. 성격은 온화하고 처세를 잘한다. 쌀이 주식이며, 단 것을 좋아한다.

여성에게서도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상하이 여성은 어딘지 유혹적인 데가 있다. 상하이인은 여성에 대해 ‘디아’라는 말을 곧잘 쓴다. 디아란 애교 있고 사랑스럽다는 뉘앙스를 갖는 칭찬의 말이다. 그 모습에는 연약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이 부끄러워 어찌할 줄 모르는 매력이 있다. 이에 비해 베이징 여성은 북방 특유의 ‘호방함’이 있다. 남성의 눈을 끌기 위한 과장된 애교는 찾아볼 수 없다. 남성과 교제할 때도 스스럼없이 편하게 상대를 대한다. 베이징에서 상하이 여성들처럼 부끄러움을 탔다가는, 귀엽다는 말을 듣기는커녕 지탄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특성은 베이징의 경극과 상하이 호극의 주인공들을 보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경극의 주인공은 천하를 주름잡는 영웅호걸이 다수이고, 호극의 경우는 미남미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도시의 계절풍, 베이징과 상하이의 문화정신’이 원제인 이 책은 800년 동안 중국을 지배하는 중심으로 군림해 온 수도인 베이징, 1843년 개항 후 독특한 지리적·역사적 환경의 영향으로 세련되고 모던한 이미지를 고수해 온 상하이, 이 두 도시가 청 왕조 몰락 이후의 혼란기와 1949년 사회주의 혁명, 1960년대 문화대혁명, 1980년대 개혁·개방 등 20세기의 대격변을 거치면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때 중국 사람을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듯하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피프티피프티 키나 '청순&섹시'
  • 피프티피프티 키나 '청순&섹시'
  • 박신혜 '미소 천사'
  • 이세영 '청순미 발산'
  • 뉴진스 다니엘 '반가운 손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