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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정씨 누구? 인형뽑기 집착·공상과학 즐겨

입력 : 2008-10-21 09:58:04 수정 : 2008-10-21 09:5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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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성격 외향적… 가끔 횡설수설”
경찰 “금전적 압박 시달리다 범행”
◇용의자 정모씨가 경찰에 검거돼 서울 강남경찰서로 압송된 뒤 얼굴에 마스크를 하고 포승줄에 묶인 채 조사를 받고 있다.
송원영 기자
20일 발생한 서울 논현동 고시원 ‘묻지마 살인’을 저지른 정모(31)씨가 누구인지, 잔혹한 범죄의 동기가 무엇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씨는 평소에 인형뽑기에 지나치게 집착하는가 하면 4차원적인 공상과학 얘기를 즐겨 하는 등 특이한 행동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의 한 지인은 “정씨가 고시원 앞 편의점에 위치한 인형뽑기에 중독돼 1000만원을 넘게 날렸다”면서 “당시 월급이 180만원 정도였는데, 그 돈 대부분을 인형뽑기에 쓰고 남은 돈은 로또를 했다”고 전했다. 이 지인은 “앉은 자리에서 한 번에 60만원까지 인형뽑기를 하는 것도 목격했다”고 혀를 내두르며 “최근에도 계속 인형뽑기를 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범행 하루 전인 19일 저녁에도 주민 김모(34)씨와 대화를 나누면서 ‘로또 1등 번호가 어떻게 20번대에서 2개, 30번대에서 1개가 나오느냐’며 횡설수설했다고 주변 사람들은 전했다.

정씨의 한 지인은 그가 20대 초반부터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해 몇 년 동안 모자를 머리 깊숙이 눌러 써 얼굴을 거의 노출하지 않았으며, 중학교에 다닐 때 자살을 시도했고 가끔 두통을 호소하기도 했었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평소 말이 없다가도 일단 남과 얘기가 시작되면 쉴 새 없이 말을 내뱉는 성격이었다는 후문이다. 정씨와 5년간 같이 지낸 한 친구는 “정씨는 평소에는 말이 없다가 얘기를 시작하면 끝이 없어 별명이 ‘종달새’ 혹은 ‘달새’였다”며 끔찍한 살인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인들이 이같이 의아해 할 정도로 방화와 흉기로 난동을 부리며 무고한 시민들을 살해한 동기는 무엇일까.

아직 정씨의 자세한 범행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경제적 궁핍 등 자신의 사회 불만과 그에 대한 책임을 자신과 아무런 상관없는 무고한 일반인에게 전가한 전형적인 ‘묻지마식 범행’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는 5년 전쯤 이 고시원에 들어왔으며, 뚜렷한 직업 없이 오토바이 배달이나 대리주차 등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그는 가끔 누나에게서 생활비를 받아 밀린 고시원비를 내기도 했다고 주변 사람들은 전했다.

그는 경찰에서 “향토예비군법 위반으로 부과받은 벌금 150만원이나 고시원비, 휴대전화 요금 등을 내지 못해 속상해 살기 싫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정씨의 살인 수법 등이 지난해 4월 발생한 재미교포 조승희의 버지니아공대 살인 사건과 유사점이 많다는 점에서 사회에 대한 불만을 품은 ‘묻지마 살인’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조승희는 범행 당시 전투복을 갖춰 입었는데, 정씨도 범행 당시 검은색 ‘킬러’ 복장을 하고 있었다.

정씨는 또 이날 살인극을 위해 회칼 1개와 과도 2개, 가스총 등을 준비한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밝혀졌다. 특히 정씨는 범행 당시 발목에 흉기를 소지할 수 있는 칼집을 별도로 구입해 차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민중·정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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