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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회의실 점거…상정서 폐회까지 5분 만에 ‘뚝딱’

입력 : 2008-12-19 10:06:15 수정 : 2008-12-19 10: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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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비준안’ 단독 상정하던 날
◇원혜영 원내대표(가운데)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18일 국회의장실에서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한나라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단독 상정 사태의 재발 방지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하고 있다.
남제현 기자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이 비준안 상정 뒤 눈물을 흘리며)

한나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단독 상정한 18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회의장 밖은 아비규환이었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의사당은 이날 여야의 ‘전쟁터’로 변했다. 18대 들어 가장 격렬했다.

외통위의 한미 FTA 비준안 상정을 앞두고 국회는 오전부터 전운이 감돌았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회의장 기습 점거를 막기 위해 이날 아침 6시30분쯤 의원 6명이 회의장을 점거했다. 이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기 위해 회의장에 들어갔던 민주당 최규식 의원은 위원장실에 갇히기도 했다.

점거 소식이 전해지자 민주당은 원혜영 원내대표를 필두로 의원과 보좌진 및 당직자 150여명이 4층 회의실로 몰려들었다. 민노당도 강기갑 대표를 비롯한 의원과 당직자 10여명이 회의장 앞에 몰려와 한나라당을 맹비난했다.

이내 민주당 소속 의원과 당직자는 회의장 진입을 위해 회의장을 지키던 경위들과 몸싸움을 시작했다. “으쌰 으쌰”, “이 XX 끌어내!”. 폭언과 욕설이 난무했고 곳곳에서 부상자도 속출했다.

민주당은 오전 10시30분쯤 망치와 배척(속칭 빠루)을 공수해와 회의실 문을 밖에서부터 부수기 시작했다. 오후 1시쯤 회의장 문 두 쪽이 뜯겨 나왔다. 하지만 경위들과 한나라당 보좌진들이 문 안쪽에서 소파와 책상 등 사무집기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었고, 민주당은 회의장 진입에 실패했다.

민주당 간사인 문학진 의원은 “상임위가 열리는데 왜 소속 위원을 못 들어가게 하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민주당 의원들은 직접 망치로 회의장 문을 내리치기도 했다.

비준안 상정 예고시한인 오후 2시가 가까워지면서 대치는 더욱 극렬해졌다. 민주당 당직자들은 회의장 안을 향해 소방호스로 물을 뿌렸고, 회의실에서도 문 밖으로 소화기를 분사하며 대응했다. 순식간에 소방용수와 소화분말이 뒤엉켜 아수라장이 됐다.

긴박했던 외부 상황 속에서도 회의장 내의 한나라당 박진 위원장은 오후 2시가 되자 개회를 선언했다. 박 위원장은 “민주당의 폭력 진입을 저지키 위해 질서유지권을 발동했다”며 상황 설명을 하고 한미 FTA 비준안을 상정, 법안심사소위로 넘긴 뒤 폐회를 선언했다. 회의는 채 5분도 걸리지 않았다.

이어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은 보좌진의 경호 아래 회의장을 급히 빠져나갔다. 비준안 상정 저지에 실패한 민주당 당직자들은 허탈한 표정으로 한나라당 의원들을 향해 야유와 욕설을 퍼부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빠진 뒤 회의장에 들어간 원혜영 원내대표는 “비준안 단독 상정은 원천무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노당 이정희 의원은 분을 못 이긴 듯 한나라당 의원들의 명패를 깨부쉈다.

박진우 기자 dawnst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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