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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양.이다해.권상우 싸움에 시청자만 새우등

입력 : 2008-12-23 17:00:03 수정 : 2008-12-23 17: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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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제작사협회가 배우 박신양에 대해 무기한 출연 금지를 의결하더니 이번에는 이다해가 출연 중인 드라마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드라마 중도 하차 의사를 밝혔다. 그에 앞서 권상우는 영화 출연을 놓고 영화사와 상반된 주장으로 공방을 벌였다.

최근 두 달간 일어난 이 세 가지 사례는 스타 시스템과 제작진 간의 힘겨루기를 보여주는 동시에 한류 확산을 외치는 국내 엔터테인먼트업계의 부끄러운 이면을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피해는 시청자와 관객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한 연예 관계자는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인간, 휴머니즘을 그리겠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자신들의 잇속만 챙기려다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좋은 작품을 위한 노력은 흩어지고 결과적으로 시청자들은 피해를 보게된다"고 밝혔다.

◇출연 번복ㆍ출연 금지ㆍ중도 하차

영화사 집은 지난 10월27일 영화 '내 사랑 내 곁에'와 관련해 '권상우 출연 번복'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촬영을 2주 앞두고 권상우 쪽에서 먼저 번복 의사를 밝혔다. 충격적이고 상당한 제작 손실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제작사가 특정 배우를 향해 비난하는 자료를 낸 것은 극히 드문 사례다.

그러나 권상우의 소속사 팬텀엔터테인먼트는 "우리 쪽에서 먼저 권상우씨가 출연을 못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고, 이틀 뒤 권상우는 홈페이지를 통해 "일방적인 기사 내용에 심히 불편하고 개인이란 이유로 가장 먼저 피해가 있는 것 같아 애석하다. 제작사와 소속사 간의 갈등으로 영화 '내 사랑 내 곁에'를 못하게 돼 안타깝고 아쉬울 뿐이다"며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발을 뺐다.

이 과정에서 제작사와 배우, 소속사는 대화 없이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밖으로 내는 촌극을 펼쳤다.

이어 드라마제작사협회는 12월5일 박신양에 대해 드라마 '쩐의 전쟁'의 고액 출연료를 이유로 '무기한 출연 금지'를 의결했다. 40여 개 제작사가 소속된 드라마제작사협회가 특정 배우를 향해 출연 금지를 의결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후폭풍이 상당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제작사협회와 배우 사이의 대화는 전무했고, 그로부터 5일 후 박신양은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빠른 시일 내 다시 뵙겠다"는 말로 협회의 출연 정지 의결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 듯한 인상을 풍겼다.

22일에는 MBC TV '에덴의 동쪽'에 출연 중인 이다해가 드라마 홈페이지 게시판에 "더이상 거짓된 연기를 할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드라마 하차 의사를 밝혔다. 한창 방송 중인 드라마의 주연급 연기자가 하차가 결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하차 의사를 시청자에게 밝힌 것이다.

이에 대해 이다해의 소속사는 "제작사 측에 하차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고, 제작사 측은 "이다해 씨의 하차 문제와 관련해 작가 등과 논의 중이다. 그러나 당황스럽다"고 전했다.

양측의 말에 따르면 제작사와 배우 간에 하차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긴 했지만, 이다해의 행동은 최종 결정도 나지 않은 상태에서 배우가 드라마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한 것이다.

제작사는 "배우의 불만은 이해하지만 드라마 스토리를 어떻게 갑자기 바꾸나. 문제가 복잡하다"며 난감해하고 있다.

◇시청자와 동업자에 대한 예의 실종

이다해의 행동은 이유가 무엇이든 시청자와의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라는 지적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스타가 갑자기 내용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하차를 하겠다고 하면 드라마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2005년 9월에는 김정은이 SBS TV '루루공주' 출연 당시 자신의 인터넷 팬카페에 "진심이 남아 있지 않은 상태로 연기를 계속해 나갈 수 없다"며 중도 하차 의사를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한 방송사 간부는 "당시 김정은의 사례나 이번 이다해의 사례 모두 시청자와의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고 자기만 살아남겠다는 이기적인 발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드라마가 잘될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는데 어떻게 잘 될 때만 생각하냐"면서 "또 문제가 생기면 내부에서 서로 해결해야지 그것을 시청자에게 드러내놓고 제 목소리를 내면 해결이 되냐"고 지적했다.

동업자에 대한 예의 실종의 사례는 또 있다. 2007년 5월 SBS TV '마녀유희' 종영 직후 주인공이었던 한가인의 소속사가 보도자료를 내고 드라마의 실패 원인으로 부실한 스토리와 연출력을 지적해 파문을 일으켰다.

한 대형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배우 입장에서는 출연 당시의 약속이 안 지켜지면 서운할 수 있다. 하지만 불만이 생기면 일단 내부에서 해결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자기가 무마하겠다며 해명에 나서보지만 일이 더 커지지 않나"라며 "이런 일이 자꾸 생기면 엔터테인먼트업계 전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다. 동업자 정신을 생각한다면 이런 방식은 분명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드라마제작사협회가 박신양 씨에 대해 출연 금지를 일방적으로 의결한 것도 힘으로 밀어붙인 것 같아 좀 황당하지만 배우들의 이기적인 행동도 문제"라며 "불황으로 가뜩이나 위축돼있는데 대화가 실종되면 더 힘들게 된다"고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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