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공장 일부 노조원들은 "위기극복 동참" 호소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생산직 조장과 반장 중심의 반우회가 24일 생산현장의 글로벌 위기 극복 동참 호소에 잇따라 나섰다. 울산4공장 반우회가 위기 극복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
사측과 노조지도부의 갈등이 표면화되자 노조 일부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10년 만에 찾아온 최대 위기 상황에서 이번 대립이 회사에 치명상을 줄 것이라며 ‘상생협력’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24일 현대차 노사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2일 최근 악화된 글로벌 경영환경을 정면돌파하기 위해 조업 단축 및 혼류 생산(한 라인에서 여러 차종을 생산하는 것) 등 유연한 생산체제를 통해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를 위해 전주공장은 버스 생산라인을 주야 2교대에서 1교대제로 변경해 수요 감소 등에 대비하고, 아산공장은 이번 주부터 그랜저와 쏘나타의 수요 감소에 맞춰 주야간 4시간 생산, 4시간 교육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과장급 이상 관리직의 임금 동결을 통해 전 임직원이 각오를 새롭게 하는 정신 재무장으로 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관리체제에 나서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이에 소식지를 통해 “회사가 어제 소위 ‘비상경영 선언’이라는 것을 일방적으로 언론을 통해 흘렸다”며 “이는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와 4만5000명 조합원에 대한 정면 도전 행위로, 노조는 사측의 이런 행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면 반발했다. 노조는 또 “현재의 위기 국면은 사측의 일방적 행위로 극복될 수 없다는 것을 사측 스스로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사 양측이 이처럼 정면 충돌 가능성을 내비치자 노조 일부에서는 상생을 촉구하고 나섰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생산직 조장과 반장 중심의 모임인 반우회가 일반 조합원들에게 글로벌 위기 극복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 내 1∼5공장, 엔진변속기, 소재, 시트 등 8개 사업부의 생산직 반우회 900여명은 이번 주부터 사업부별로 자발적으로 위기 극복을 위한 실천결의대회를 갖고 생산현장 차원의 위기 극복 동참을 잇달아 결의하고 있다. 일반 조합원이기도 한 조장과 반장은 평균 10∼20년 이상 근속연수가 오래된 생산직 직원으로 한 조에는 10여명, 서너개 조가 합쳐진 한 반에는 30∼40여명에 달하는 직원을 책임지고 통솔하고 있다.
이들 각 사업부의 반우회는 현재의 회사 경영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장 조합원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수적임을 강조하고, 이를 위해 조반장이 중심이 돼 솔선수범하기로 했다.
울산공장 전체 4000여명(조장 3000여명·반장 900여명)에 이르는 이들 조·반장 중 상당수가 지난해 노조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파업 당시에도 “정치파업은 안 된다”며 파업 반대 분위기를 주도했던 만큼 이번 위기 극복 결의 분위기도 다른 생산직 직원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반우회는 위기 극복 방안으로 위기 극복 실천 결의대회 개최, 위기 극복을 위한 호소문 배포, 원가 절감운동 활성화, 품질 향상 등에 나서게 된다.
반우회는 위기 극복 실천 결의대회와 호소문에서 “경기 침체에 따른 판매 부진으로 최악의 경영위기 상황에 몰리고 있다”며 “당면한 위기 상황을 극복해 나가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적극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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