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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원 새총 쏘며 저항… 사측 물·가스공급 중단 ‘맞불’

입력 : 2009-07-21 10:07:55 수정 : 2009-07-21 10: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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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공장 공권력 투입했다 몇 시간만에 철수
“공장진입 막아라”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을 점거농성 중인 노조원들이 20일 경찰 병력이 공장 안으로 진입하자 건물 옥상에서 새총을 이용해 금속볼트와 너트 등을 쏘며 저항하고 있다.
평택=남제현 기자
경찰이 20일 법원의 강제집행을 지원하기 위해 공장 안으로 진입시켰던 병력을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슬그머니 철수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현호 경기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자청, “법원의 강제집행을 돕고 노사 간 충돌로 인한 유혈 폭력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경찰 병력을 공장 안으로 전진 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 청장은 도장공장 안 진입 여부를 묻자 “부정하지 않겠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도장공장 안에 위험물질이 많아 그런 사정을 모두 감안해 (진입작전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했다”고 말해 농성 중인 노조원 강제해산을 기정사실화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경찰 병력 투입에 앞서 헬기 2대가 공장 주위를 선회하며 주변을 탐색했고, 이어 경찰은 4개 출입문에 배치된 병력 2000여명을 도장공장 방향으로 10∼50m씩 전진시키며 공권력 투입을 저울질했다.

강제집행에 나섰던 법원의 집행관도 “오늘이 최후통첩”이라고 말해 도장공장 안에서 파업 중인 노조의 강제해산을 예고했다. 소방당국도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굴절사다리 차량과 화학차량, 소방차 등 소방장비 25대를 정문 옆 주차장에 대기시키고 구급차량 6대를 준비했다. 특히 대형 매트리스도 상당량 준비해 공권력 투입을 지원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강희락 경찰청장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영장집행을 돕기 위해 경찰력을 투입했다”며 “당분간 노조가 점거한 도장공장 안까지 진입할 계획은 없다”고 한발 물러섰고, 이어 공장 안에 배치됐던 경찰 병력 대부분이 철수했다.

공권력 투입에 이은 철수는 경찰의 수차례 강제해산 압력에도 여전히 극렬하게 저항하는 노조원을 경찰이 강제해산에 나선다면 인명피해가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 농성 중인 노조 간부의 부인 박모(29)씨가 이날 낮 자신의 집 목욕탕에서 목매 숨진 채 발견된 것도 강제해산에 큰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노조는 경찰이 살수차 3대를 정문 쪽으로 이동시키고 공장 주변에 34개 중대, 3000여명을 한꺼번에 배치시키자 이날 오전 9시10분쯤 불을 붙인 10여개의 타이어를 정문 쪽으로 굴리며 결사항전 태세를 갖췄다.

이들은 새총을 이용해 간헐적으로 볼트와 너트를 정문 쪽으로 쏘기도 했다. 노조는 또 방송에서 “공권력을 투입하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경찰 방어벽에 싸여 본관으로 출근한 임직원 3000여명에게 볼트와 너트 등을 이용한 새총을 계속 발사하며 적개심을 나타냈다. 이들 사측 임직원은 경찰 방어벽과 우산 등을 이용해 본관 앞에 모여 집회를 가진 뒤 본관 정리에 들어갔다.

사측은 이날 노조가 점거농성 중인 도장공장에 물과 가스 공급을 중단해 노조를 압박했다. 사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오전 11시20분에 공장 전체에 단수하고 가스공급도 끊었다”며 “노조원들이 점거농성을 풀고 빨리 나오게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전기를 끊으면 공장 내 기계류가 훼손되고, 도장공장 내에 자체발전기가 있는 관계로 전력공급은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앞서 지난 17일부터 음식물 반입도 막고 있다.

평택=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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