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만식 모델은 경제 발전이 민주주의 발전을 견인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과 대만의 경제 발전은 국민의 교육 수준 향상하고 중산층 계급을 형성해 1980년대 일당독재 체제를 붕괴시키고 민주체제 연착륙을 성공시켰다. 1978년 이후 30년간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한 중국도 경제 발전, 시장경제 이행, 글로벌화 진전 등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 중국공산당 내 민주파가 세력을 장악해 법치, 평등선거, 삼권분립, 언론자유 등 민주제도를 적극 도입하면 가능한 시나리오. 1955년 이후의 일본 자민당 체제처럼 이데올로기를 포기한 중국공산당이 경제적 성과를 인정받아 ‘일당독재 체제’가 아닌 ‘일당우위 체제’로 장기집권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 독자 모델은 경제가 발전하더라도 중국공산당이 쉽게 정권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을 반영한다. 대체로 공산당에 의한 군 지배, 간부 지배, 정보통제라는 3대 원칙은 고수된다. 이런 가운데 행정관리, 재정·세제, 중앙과 지방 관계, 일부 국가권력 및 사법기구, 전국인민대표대회(국회 격)를 개혁한다는 내용이다.
소련식 모델은 앞의 두 모델과는 달리 중국의 경제 발전 속도가 떨어지는 상황을 상정한다. 그 결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부족과 사회보장제도 미비, 공공 서비스 답보로 실업과 빈곤이 심화한다. 결국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그 대응을 놓고 권력 내부에 대립과 분열이 발생한다. 민중봉기가 일어나 공산당 정권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정권을 수립할 수도 있다.
베이징=김청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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