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닷컴] 이공계 출신의 평균나이 33세의 전자회사 연구소 직원들이 올 여름 가요계를 이끈 여성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를 만나 인터뷰를 한다면 어떨까.
가요계 그룹과 팬들과의 만남이라는 초반 기획과는 달리 얼핏보면 이질적인 느낌마저 드는 이들의 만남이 이뤄진게 된 것은 전적인 호기심이었다. 사실 이들에게 나이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브라운아이드걸스 멤버들 대다수도 어느덧 30대를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쪽은 전자산업이라는 다소 딱딱한 느낌의, 연예계 소식과는 웬지 동떨어질 것 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또다른 한쪽은 너무나 트렌디해 일반 직장인의 삶을 버거할 것같은 느낌이 드는 상황에서 이들의 만남은 그 자체로도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 인터뷰를 담당한 LG전자 연구소 직원들에게 기대했던 것은 한가지 뿐이었다. 가장 편안한, 전문 인터뷰어가 아닌 모습을 보여달라는 것였다. 사실 브아걸을 인터뷰하는 기자들은 다소 '의무적'인 느낌마저 든다. 앨범에 대해, 안무에 대해, 그리고 변화에 대해 물어본다. 답변 역시 거의 천편일률적이다. 이는 인터뷰이의 잘못도, 인터뷰어의 잘못도 아니다. 익숙함에서 나온 게으름이었고, 홍보를 해야한다는 입장에서의 전형성이었다.
그래서 일대일 팬과의 인터뷰를 기획했다.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었던 것은 인터뷰라는 형식때문에 미리 브아걸에 대해 다소 딱딱할 수, 전형적인 질문을 준비해오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특히 무엇인가를 연구하고 분석하는 이들에게 브아걸과의 인터뷰는 편안한 팬-스타와의 만남이 아닌, 연구 분석 대상으로서 존재하지 않을까했다.
결과는 반반이다. 이들은 충분히 브아걸에 대해 공부해서 질문을 했으면, 동시에 기자들이 이끌어내지 못하는 대답들을 얻어냈다. 1시간 여동안 4명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기자보다는, 1시간동안 1명의 이야기를 들어야했던 이들이기에 더 많은 내용들을 이끌어낼 수 있었고, 전형적인 인터뷰 스타일의 기자들을 만났던 브아걸 역시 어느 순간 '우리에게'하지 않았던 말을 하기 시작했다. 물론 각각의 인터뷰어의 역량이 모두 똑같지 않기 때문에 다른 결과물이 나오긴 했지만, '적어도' 기자보다는 편안했던 것이 사실이다.
1시간 여의 인터뷰 분량은 다들 엄청났다. 다소 사소한 잡담까지 옮긴 텍스트는 각각 A4용지 4장에 가까웠다. 신선한 재료들이 그만큼 있으니, 어느 것을 취합해 독자들에게 보여주기가 더 고민됐다. 결국 스크롤의 압박이 있더라고 최대한 모든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쪽을 택했다. 선택은 보여주는 사람들의 몫이 아닌, 보는 사람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인터뷰 말미 인터뷰어들은 말했다. "만나보니 그냥 편안하네요". 브라운관과 무대 위 브아걸은 스타지만, 1시간 여동안 만난 브아걸은 그들에게 친근감 있는 동생으로, 그리고 다양한 궁금증을 풀어냈던 '사람'으로 존재했다.
인터뷰 참석자 : LG전자기술원 정보기술연구소 김승일 책임연구원, 김상원 책임연구원, 박운기 선임연구원, 김성현 선임연구원
사진=린스튜디오 김웅진 실장
/ 유명준 기자 neocross@segye.com 팀블로그 http://comm.blo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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