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발언보다 진일보” 평가속
“향후 日 행보 지켜봐야” 지적 일어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간사장이 방한 중인 12일 한일 과거사에 대해 사죄의 뜻을 밝힌 것은 일단 양국 관계 진전의 기대감을 낳는 ‘호재’로 보인다.
과거사에서 비롯된 양국 국민의 껄끄러운 감정을 누그러뜨리는 계기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현 민주당 정권의 기본적인 입장을 재확인한 것일 뿐 확대해석은 경계해야 한다는 관측이 많다.
◇2박3일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13일 돌아간 일본 민주당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간사장(왼쪽)이 지난 1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프로 바둑기사 조훈현 9단과 바둑을 두고 있다. 연합뉴스 |
그런 일본 정계 실력자가 공개 석상에서 양국 과거사를 언급한 만큼 의미가 작지 않다. 당장 지난 10월 방한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의 발언보다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일왕 방한과 연결하려는 성급한 관측도 있다.
그러나 오자와 간사장의 발언은 한일 관계에 대한 현 정권의 스탠스와 궤를 같이하는 것일 뿐 더 이상 의미 부여는 어렵다는 것이 외교 당국자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일본은 고 김대중 대통령이 1998년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당시 일본 총리와 만나 서명한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에서 ‘과거 역사에 사죄한다’고 했다.
이미 과거에 문서로 사죄한 만큼 새로운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또 민주당 정권의 공식적인 입장도 이와 같다. 개인적으로도 오자와 간사장이 계속 언급했던 내용이다.
따라서 초점은 사죄의 말이 아니라, 얼마나 실천성 있는 정책적 노력이 수반되느냐에 모아진다고 외교 당국자들은 보고 있다. 과거사에 대한 역사적인 평가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외국인 참정권 등에 대한 정책적 결단은 별개의 사안이라는 것.
한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 정계 중요인사가 언급했기에 의미가 없지는 않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행동인 만큼 향후 일본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한일 관계의 진정한 파트너십 형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우승 기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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