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총리로는 처음으로 강제구인
◇ 뇌물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한명숙 전 총리가 18일 오후 마포구 노무현재단에서 검찰수사관들에게 체포돼 연행되고 있다. <연합> |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권오성 부장검사)는 18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해 5만달러 수수 의혹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전직 총리가 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은 적은 있지만, 체포영장이 발부돼 강제 구인되기는 한 전 총리가 처음이다.
한 전 총리는 2006년 12월20일께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곽영욱(69.구속기소)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대한석탄공사 사장으로 임명될 수 있게 해달라는 취지의 인사 청탁과 함께 2만달러와 3만달러가 들어있는 봉투 2개를 받는 등 5만 달러를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오후 1시30분께 중앙지검에 도착해 김주현 3차장검사, 권오성 특수2부장검사와 함께 11층 특수2부장실에서 차를 마신 뒤 조사실로 이동해 조사를 받았다.
조사는 권 부장검사가 직접 신문하는 형태로 진행됐으며 검사 1명이 동석했다.
검찰은 한 전 총리를 상대로 실제로 곽씨에게서 돈을 받았는지와 받았다면 어떤 명목인지, 어디에 사용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검찰 관계자는 한 전 총리의 진술 태도에 대해 "아직까지 말씀을 잘 안하시는 것 같다"며 한 전 총리가 당초 밝힌대로 묵비권을 행사하는 등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음을 내비쳤다.
한 전 총리의 변호인측은 "검찰이 가져온 체포영장에 기재된 핵심 혐의 내용은 남동발전이 아니라 석탄공사 사장으로 가려는 로비를 하기 위해 돈을 건넸다는 것인데, 이는 그동안 알려진 것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곽씨가 한 전 총리에게 석탄공사 사장 자리를 부탁하면서 돈을 건넨 뒤 비록 석탄공사 사장이 되지는 못했지만, 이듬해 남동발전 사장에 선임된 만큼 곽씨의 선임 과정 전반에 대한 의혹을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 검사 1명과 수사관 4명 등 수사진을 서울 마포구 합정동 노무현재단 사무실로 보내 낮 12시44분께 체포영장을 집행, 재단 사무실에 있던 한 전 총리를 중앙지검 청사로 연행했다.
검찰은 한 전 총리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나와 조사받을 것을 3차례 요구했지만 불응하자 지난 16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검찰은 한 전 총리가 정당한 출석 요구에 불응해 체포했지만 총리를 지낸 원로 정치인이자 참여정부의 핵심인사라는 점 등을 감안, 이날 늦게까지 조사한 뒤 귀가시킬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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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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